“매일 정차장님만 찾으시네요.”
“정차장님을 안 찾으시는 날이 없어요.”
“출근하면 정차장!, 심심하면 정차장!, 화가 나면 정차장!, 하루 종일 정차장!”
동료들은 내 상황을 안타까워하며 농담을 던졌다. 경력자들이 떠나고 신입들이 들어오면서 상사는 소통의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그의 마음을 이해하려 했지만, 내 업무는 점점 과부하 상태에 이르렀다. 상사가 직접 팀원들에게 오더를 내리면, 그 지시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아 혼란이 발생했고, 결국 그 화살은 다시 나에게로 돌아왔다. 상사의 잦은 호출은 점점 나를 지치게 했다. 팀원들이 혼란에 빠질 때마다 나는 점점 무력감을 느꼈다.
“차장님이 설명해 주셔서 이해 잘 됐어요. 바쁘신데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팀원들은 항상 나를 배려하며 조심스럽게 다가왔다. 내가 바빠 보이면 질문을 미루고, 설명이 길어져도 미안해했다. 우리는 서로의 힘든 내색을 숨기며 버텼다. 그들이 나를 믿고 따르는 만큼 나도 그들을 지켜주고 싶었다. 하지만 현실은 그리 녹록지 않았다.
“차장님도 저도 너무 지쳐서 그만두면 어떻게 되죠?”
“차장님이 무너지면 저도 무너져요.”
이런 말들이 내게 닿을 때마다 내 마음은 무너져 내렸다. 팀원들과 통화하며 “괜찮다”고 말했지만, 전화를 끊고 차 안에서 눈물이 쏟아졌다. 그들이 무너지지 않게 하고 싶었지만, 정작 나 자신도 버티기 어려웠다.
어느 날 팀원이 말했다.
“차장님은 괜찮으세요? 저는 왜 버티지 못할까요? 주말에도 일하고, 현장에서도 힘들다고 전화가 오면 펑펑 울었어요. 정말 지쳤어요.”
그 말을 들으니 내가 그들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이 없다는 현실이 너무 아프게 다가왔다.
나는 그들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매일 고민했지만, 회사의 벽은 너무 높았다. 그 벽을 넘지 못하는 나 자신이 한없이 무기력하게 느껴졌다. 팀원들을 지키지 못하는 내가 과연 팀장으로서 자격이 있는가?
이 상황이 계속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생각이 나를 괴롭혔다. 더 이상 지치지 않고, 나도 팀원들도 지킬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싶었다. 그래서 결심했다. 이 상황을 바꾸려면 변화는 나 자신에게서 시작해야 했다. 더 이상 팀원들이 무너지지 않도록, 나는 나를 다시 세우는 방법을 찾을 것이다.
지금, 나부터 변화의 첫걸음을 내디딜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