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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작은 공간 II

노파심

by 점식이

[노파심]


군대 입대 훈련병 생활을 시작한 지 삼 일째이다. 아들이 보고 싶어서가 아니다. 입대하기 전에는 이러지는 않았는데, 요즈음은 자주 생각이 난다. 당분간 계속 생각날 것이다.


대학 생활을 객지에서 하고 있고, 평소에 전화 및 카톡으로 자주 연락을 했기 때문에 지금과 별다른 그것이 없다고 생각된다. 통제된 규칙안에서 생활한다는 것과 일주일 동안 연락이 되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하루 3번 식사 등 규칙적인 생활 속에서 훈련하기 때문에 오히려 더 안전할 듯하다.


이번 기회에 아들을 생각해 보자. 아들은 걱정 한번 끼치지 않았다. 대학을 제때 가지를 못하고 재수했던 것 외에는 무난한 아들이었다. 오히려 키우면서 부모로서 노파심이 더 많은 작용을 했던 것 같다. 앞으로도 계속 그럴 것으로 생각된다. 스스로 모든 것을 하는 아들이었다. 뛰어나지는 않았지만, 공부 및 모든 면에서 나름 꾸준히 하는 아들이었다. 자유분방한 생각으로 무리 없이 생활하는 것 같았다. 아들에게는 한국의 닫힌 교육은 오히려 맞지 않았다고, 한 번씩은 생각하였다. 12년 전에 미국 초등학교에서 1년간 생활을 할 기회가 있었는데, 그때 교육이 아들에게는 잘 맞았다는 생각을 우리 가족은 하곤 하였다. 그때 계속 그런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고려했으면 어땠을까 하고 생각해 보기도 하였다. 어쨌든 잘 성장해 주어서 고맙고, 감사한다.


입대한 이후 걱정하는 것은 너의 노파심인 듯하다. 어릴 때 운동신경이 약했던 것 같다. 야구는 곧잘 하는데, 친구들과 축구하면 골키퍼, 혹은 수비를 도맡아서 하는 것 같았다. 아마 달리기가 약해서 이런 포지션을 선택한 것 같기도 하다. (딸은 달리기를 잘하는데...)


입대 생활에서 주변 사람들과 친하게 지낼 수 있을까? 노파심도 있다. 아들은 나름 아는 것이 많다. 역사이면 역사, 여행이면 여행, 운동선수이면 운동선수 기타 등 많은 것을 알고 있다. 아빠와 이야기를 나누어도 놀랄 정도이다. 그래서 오히려 이것이 친교 면에서 단점이 될 수 있을까 하는 노파심이다.


노파심을 자제해야지! 벌써 군 생활 3일이 지니고 있다. 세월은 금방 갈 거야. 건강하게 잘 마치고, 제대하기를 빌어본다.


-점식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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