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로 직장 생활을 안 해본 나.
나는 사무직 그러니까 회사라는 곳에 한 번도 취업해 본 적이 없다. 진이인짜 짧게 짧게 알바를 했거나 8개월 실내 골프장 인포로 일해 본 것. 이게 내 인생에서 가장 길게 한 일이다. 나는 경험도 안 해봤지만 어딘가에 가서 몇 시간씩 일하는 것 직급이 있고 회사 안의 무리 생활에 적응해야 하고 눈치껏 일하거나 뻔뻔하게 일하는 사람이 못되고 자격증도 없고 그렇다고 컴퓨터를 잘 만지지도 못할뿐더러 앉아서 가만히 있지도 못한다.
회사에 들어갈 자격? 기준? 도 안되고 들어가고 싶지도 않다. 회사를 욕한 다기보다는 나와 맞지 않는다. 아무리 좋은 사람들과 함께여도 아마 금방 그만두었을 거다. 아! 회사 경험이 없는 거지 일 경험이 전혀 없는 건 아니어서 그 깝깝한 공간 속에서(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의자 앉아서 컴. 퓨. 터로 내가 집중할 수 없는 일을 계속하는 것이 너무 괴롭다. 일은 싫어도 하는 거지 안 힘든 게 어딨 어!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나이도 먹을 만큼 먹었는데 생각이 없다. 철이 없다고.
하지만 나는 생각하기 때문에 회사 근처도 안 가는 것이다. 일과 사회에 치여서 다쳐 회복조차 불가능했던 나를 밖에 나가지도 못했지만 나가면 카페 주문조차 할 수 없었던 나를 겨우겨우 아주 수년이 넘는 시간을 견뎌 여기까지 데려다 놨고. 이제 좀 나를 얼추 파악하고 알겠는데. 이제 슬슬 살아보려는 나에게, 아직도 도움이 필요하고 더 단단해져 가야 하는 나에게. 이제 괜찮지? 그러니까 너도 이제 회사가, 알바라도 구해 일해 일! 하고. 다시 죽이란 말이야? 싫은데? 일? 할 수 있지 내가 집중할 수 있고 편안한 선에서 돈만 안 벌다 뿐이지 나는 일을 하고 있다. 이렇게 글 쓰는 것 그게 내 일이다. 오늘도 뭔가를 하면서 건강하게 살아있는 것 그것도 나에게는 아주 기특한 일이다.
머릿속이 꽃밭이다. 배가 안 고파 봐서 그렇다. 정신을 못 차렸다. 고생을 덜했다. 나도 죽을 만큼 힘든데 매일 출근해.
사실, 그건 그쪽들 사정이다.
난 개고생? 적어도 십 년을 넘게 했다.
그렇게 힘들고 죽겠으면 다른 다른 방법을 찾아라 애먼 사람한테 화풀이하지 말고. 다른 사람 욕할 시간에 내 숨통을 조이는 그것으로부터 조금이라도 편하게 숨 쉴 수 있는. 건강하고 이로운 방법이든 도움을 받을 사람이든 찾아라. 안타깝지만 그 방법은 누가 대신 해 줄 수 없다. 내가 나를 발견하고 차분히 알아내고 원하는 걸 쥐어줘야 한다. 내가 뭘 원하는지 알아야 어딜 가서 누구에게 도움을 받을지도 보인다. 남을 따라서 이것저것 시도해 볼 수는 있지만 그 안에서 끊임없이 내가 원하는 걸 찾아 줘야 한다.
나는 다른 사람들과 편안하게 ‘수다’를 떨고 ‘듣고 ‘ 따뜻함과 배려를 나누고 싶다. 그러면서 다른 사람에게 에너지를 주고받고 싶다. 그럼 나는 기분이 좋아진다. 이건 오로지 나를 위한 것이다. 다른 사람이 기분 좋았다면 더 좋고 그냥 그랬다면 그래도 난 좋고 싫었다면? 알아서 말을 안 하겠지. 어쨌든 나는 그게 좋다. 근데 내가 원치 않는 일을 하면서 사람들과 어울리려고 하면 여유와 배려가 사라지더라 그래서 항상 화가 나있고 어떤 말도 좋게 들리지 않고 그저 힘들었다. 이게 맞는 거야? 난 아닌 것 같아. 지금 꽤 넉넉해진 나는 좋은 말 나쁜 말을 구분할 줄 알게 되고 팩폭일지라도 필요하다고 느끼는 말은 기분 나쁘지 않게 받아들인다. 이 넉넉함과 여유, 배려 다 주변의 도움과 내가 노력해서 얻어낸 거다. 근데 이 아름다운 성과를 나를 무시하고 욕하는 나한테 필요도 없는 사람들한테 자극을 받아서 무리하게 돈을 벌라고? 왓더ㅍ 같은 소리다.
회사 좀 안다니면 어떠냐 알바 인생이면 어떠냐 직업 없으면 뭐 어떠냐고 어떻게든 건강히 나 아끼고 소중하게 생각하면서 법이 허락하는 선에서 잘 살아 있어 주면 그럼 언젠가 지금의 나는 아직이라고 생각하는 일을 하고 있을 수도 있다. 사람일은 도대체가 어떻게 될지 모르는 일이니까.
그리고 어떤 면에서는 누구나 자신만의 꽃밭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난 어른도 아니고 애도 아니고 그냥 ‘나’다.
그냥 화가 났다. 그래서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