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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화루

by 허진년

태화루 / 허진년


일상이 빠르게 교차하는

태화다리 위로 역사의 시간을 거꾸로 돌리면

자장율사 발원하였던 절집마당이 어제로 있다


인간적 삶을 염원하던 시문 속의 서거정을 만나고

모감주나무 군락를 지나치는 시선 끝에

몇번인가 승천하려던 용금소는 아직도 푸르다


누대를 살아온 선조들의 기개와 애환은

표상과 자부심의 상징처럼 보루로 서 있고

주심포 팔작지붕 기왓장은 희망을 이끌고

배흘림기둥에 기대면 남산만큼 마음 부푼다


탁 트이는 눈길마다 물결은 신선으로 흐르고

십리대밭 더불어 동행하는 까마귀 군무

고래와 백로의 형상 새겼다는 십리대밭교

감정 조절하며 배려를 알려주는 태화강


자라의 꿈을 닮은 오산의 만회정 난간에 앉으면

관어대는 욕심을 버리고 자연으로 살아라

태화루 용마루를 구름으로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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