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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20대의 암탈출기

#1. 20대의 나이, 왜 암이 생겼을까?

by 뮤제

언젠가 내가 쓴 글들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글을 쓰고자 한다. 가끔 정보를 얻고자 글을 읽다 보면 브런치인 경우가 많았다. 이번엔 내가 누군가에게 힘을 주고, 나 자신도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을 갖고 싶다. 현재의 나는 완전관해(암에서 완치를 뜻하는 표현) 판정을 받았다.


왜 나는 암이 생겼을까?


나의 생활패턴

먼저, 나는 당시 20대 대학원생이었다. 그것도 지독히 평범한 사람이었다. 특별하게 스트레스를 받은 것도 없었던 것 같다. 그저 평범한 학생과 같이 학교에 가기 싫어하며 아침에는 일찍 일어나기 싫고, 밤에는 그다음 날 아침이 두려워 잠을 못 잤다.


대학원에서 너무 고생한 것이 아니냐고?


아니다. 우리 대학원은 매우 개방적이고, 논문 작성 시기가 아닌 이상 지도 교수님을 만나 뵐 일조차 드물다. 심지어 랩이 따로 있는 대학원도 아니기에 수업 외에 학교에 갈 일도 매우 적다.


유별나게 이상한 짓을 한 것 아니냐고?


전혀 아니다. 그저, 해야 될 일을 하고 집에 가고, 비슷한 나이의 또래들과 놀고 가끔 술도 마시고 여행도 갔다.

그렇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암은 이유 없이 찾아온다.

내가 꼭 이상한 짓을 해서가 아니다.

그저 천재지변이다.

나는 벼락을 맞은 것이다.

단순히 위로를 하려고 하는 말이 아니다.

진짜로 그게 맞다.

생겼다면, 완치의 가능성을 찾아 직진하면 된다.


그나마 특별한 일이 있다면

암진단 1년 전쯤 다이어트를 시작했다.

살면서 한 번도 말라보지 않았던 나는 문득 다이어트를 해야겠다고 다짐했다. 그 당시의 기억이 나지는 않지만, 평소 운동을 싫어하고 먹는 것에 진심이었던 나는 갑자기 어느 순간 생애 최초의 다이어트를 계획한다. 지금도 그때 사진이 구글포토를 통해 뜨면 놀랍긴 하다. 하루에 거의 600칼로리 제한을 두고 먹었다.간헐적 단식을 지향해서 오전 11시 30분~대략 7시 30분 사이로 식사를 했다. 한 끼는 샐러디에서 샐러드를 시키고, 남은 한 끼는 점심 남은 거랑 닭가슴살 혹은 냉동 닭가슴살 현미 주먹밥을 먹었다.


그 당시 한 회사의 인턴이었는데, 퇴근 후 집까지 천천히 걸어서 2시간 정도 걸렸다. 매일 그 길을 걸어 다녔다.


지금 생각하면 정말 미친 짓이다.


일단 먹은 게 말이 안 된다.


위에 작성한 건 그나마 많이 먹은 편이고, 보통은 점심때 닭가슴살 한 조각을 먹고 너무 배고프면 제로콜라를 추가해 먹기도 했다. 헬스장은 아무리 못 해도 일주일에 3회는 가려고 노력했다. 가서는 유산소 위주로 정말 하기 싫은 날에는 드라마 2회를 몰아보며 인클라인 6 정도로 두고 걸었다. 대학원과 회사를 병행하며 다이어트를 한다는 것은 돌아보면 매우 힘든 일이었다. 그때는 저렇게 먹는 게 하나도 안 힘들었다.


<당시 나의 스케줄>

- 오전 6시: 전화영어 / 기상

- 오전 8시: 출근

- 오전 11시 30분: 점심식사

- 오후 5시: 퇴근하며 저녁식사

- 오후 6시: 대학원

- 오후 11시: 집 도착


너무나 빠르게 흘러가는 일상 속에 살다 보니 밥 못 먹는 건 힘들게 느껴지지 않았다. 오히려 매우 순탄하게 흘러갔다고 생각했다. 매일매일 오전에 기상과 함께 몸무게를 쟀는데, 가끔 못 참고 햄버거 같은 음식을 먹을 때를 제외하고는 매일매일 몇 그램씩 몸무게가 빠졌다. 이렇게 3개월이 지나고 난 무려 13kg을 체중 감량했다. 등하교, 출퇴근할 때 걸어 다니고 헬스장도 다니며 운동하며 빼려고 노력한 결과였지만, 돌아보면 식단이 나의 체중 감량에 가장 큰 영향을 주었던 것 같다. 나름 기나긴 다이어트를 했다고 생각했지만, 3개월 안에 10킬로가 넘는 체중이 빼며 당시 차에 타려고 몸을 낮추면 어지러운 적도 간혹 있었다.


다이어트가 나의 면역력에 영향을 주지 않았을까?라고 생각은 들지만. 모든 사람들이 다이어트했다고 암에 걸리지는 않는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특별한 이유는 없을 것이다. 그리고 이미 암이 내 몸에 있는 상황에서 이유를 생각하는 건 의미가 없다. 윗줄에서 말한 데로 난 계속해서 마음을 단단하게 잡으려고 초반에 노력했다.


뭐 어쩔 건가.

어떻게든 해보자고-!

네가 이기나 내가 이기나.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자세한 병원명, 진단명은 밝히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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