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오지잡을 잡다
4일간의 오지잡으로 600불이라는 큰돈을 벌 수 있었고, 그 덕분에 약 한 달간 일을 구하지 않아도 충분히 생활할 수 있었다.
그리고 다시 오지잡을 구하기 위해 이력서를 돌리기 시작했다. 이미 그 전부터 돌리기 시작한 이력서 덕분에 하나둘씩 연락이 오기 시작했다.
그렇게 나는 시드니 시티에 있는 인도 레스토랑, 차이나타운, 이탈리아 레스토랑 등 다양한 레스토랑에 방문하며 키친핸드 트레이닝을 받았다. 나에게 함께 일하자고 제안이 들어오기도 했지만, 조건이 맞지 않아 내가 거절한 경우도 있었다.
시급 20불을 받고 나니, 그 이하의 시급은 돈같이 보이지 않았다. 더군다나 함께 일하는 환경도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인도 레스토랑의 키친은 식기 세척기가 없어서 모든 걸 손으로 해결해야 했기 때문에 더욱 일하기 싫었다.
돈도 중요했지만, 내 안전과 위생도 신경 쓰면서 일을 구했다. 이렇게 트레이닝을 받으며 여러 레스토랑을 둘러보았고, 대신 공짜로 한 끼의 식사를 제공받았기에 시간 낭비와 체력 낭비라고는 느껴지지 않았다.
또한, 이 경험을 통해 외국인 공포증도 극복할 수 있었다. 처음 보는 외국인과도 자연스럽게 대화할 수 있었고, 이 시간 동안 영어 실력도 많이 늘었다.
그러던 어느 날, 한 통의 전화가 왔다.
“Hello, can I speak to Daniel?”
“Hi, this is Daniel.”
“Hey Daniel, ### resume ### kitchenhand ###...”
나는 전화 영어를 100% 이해하지 못했다. 대충 이력서를 보고 전화한 인터뷰 전화라는 것만 알 수 있었다. 그리고 무언가 물어보았지만, 이해하지 못해 “Pardon?”과 “Sorry?”만 반복했다.
결국 상대방이 “You don't understand English”라며 전화를 끊었다. 마지막 문장은 정말 다행히도 이해할 수 있었다.
나는 용기를 내서 문자 메시지를 보내기 시작했다.
“Hi, I’m Daniel. I can understand your English, just give me a chance. I can work. I'm a hard worker.”
곧바로 답장이 왔다.
“내일 5시까지 Summit restaurant 트레이닝!”
또다시 트레이닝 기회를 잡았다. 크게 기대하지 않았다. 트레이닝을 받으러 가서 일이 생각보다 별로면 그만두면 그만이었다. 대신 경험 삼아 외국인을 좀 더 만나기 위해 트레이닝에 가기로 했다.
그리고 Summit restaurant를 검색하기 시작했다.
‘Oh my God...’
내가 트레이닝을 받기로 한 서밋 레스토랑은 시드니에서도 매우 유명한 레스토랑 중 하나였다. 윈야드역 앞에 위치해 있으며, 48층에 자리한 고급 레스토랑이었다. 심장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레스토랑 웹사이트만 봐도 얼마나 고급스러운지 알 수 있었다.
다음 날 한 시간의 트레이닝 시간 동안 열심히 일하는 내 모습을 보여주었고, 그날 내 손에는 다시 호주의 고용 계약서가 들려 있었다.
‘야호! 오지잡 구하기 참 쉽네~’
이제부터 나는 오지잡만 할 것이다! 그렇게 시드니에서 두 번째 오지잡을 구하며 나의 호주 생활이 안정권에 들어섰다.
*성공은 열심히 노력하며 기다리는 사람에게 찾아온다 –에디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