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mmit Restaurant
나의 두 번째 오지잡이다. 처음 트레이닝을 하러 레스토랑에 들어갔을 때 그 화려함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이 레스토랑은 고층 건물에 위치해 있었고, 바닥이 돌아가는 시스템이었다. 레스토랑 안에서 시드니 시티의 모든 모습을 볼 수 있었고, 특히 야경이 너무나 아름다웠다.
하지만 나의 일터는 레스토랑 안이 아닌 주방이었다.
‘아무렴 어때? 오지잡을 구했는데.’
평일 시급은 20불, 주말은 24불로 괜찮은 시급이었다. 일하는 시간은 저녁 6시부터 마감까지인데, 마감 시간은 매일 달랐다. 일이 한가할 때는 밤 12시에 끝나지만, 바쁠 때는 새벽 3시까지 혼자 청소를 한 적도 있었다.
이 레스토랑은 5성급 고급 레스토랑이었다. 그래서 다양한 요리사들이 있었고, 키친도 상당히 컸다. 스테이크, 해산물, 파스타, 디저트 등 다양한 요리만큼이나 키친 안에서도 다양한 부서가 있었다. 이렇게 큰 키친에서 일한다는 것은 그만큼 설거지할 양이 많다는 말이었다.
전에 일했던 레스토랑에는 식기세척기가 한 대 있었지만, 이곳에는 식기세척기가 세 대나 있었다. 정말로 저녁 6시부터 밤 12시까지 쉬지 않고 설거지를 해도 설거지가 계속 쌓였다. 그래서 바쁜 주말에는 두 명의 키친핸드가 필요했다.
그 당시 나와 함께 일한 캐나다 친구가 있었는데, 그 친구는 키친핸드 일이 좋다고 했다. 내가 영어를 잘했더라면 서빙하며 쉬운 일을 할 수도 있었겠지만, 그 친구는 손님 상대하는 것이 싫다며 궂은일을 선택했다.
이런 모습을 보면서 내가 영어를 못해서 설거지를 한다고 자책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느꼈다.
‘영어를 잘하는 친구도 설거지를 하는데 나라고 자책할 필요는 없지.’
레스토랑에서 일하면서 좋은 점은 음식을 먹을 수 있다는 것이었다. 매일 저녁 식사 한 끼가 제공되었고, 남은 음식들은 버려지기 때문에 집으로 가져갈 수도 있었다.
일은 정말 힘들었지만, 일 끝나고 아무도 없는 레스토랑을 혼자 나서며 바라보는 시드니 시티의 야경이 너무나 아름다웠다. 그 야경을 보기 위해 나는 열심히 일했다.
그리고 매일 다짐했다. 언젠가 이곳에서 식사하며 지난날 키친핸드로 일했던 나의 모습을 회상할 날이 올 것이라고. 다짐하고 또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