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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상영 Nov 06. 2024

시간의 지배자

- 토머스 서든도프 외

자기보고식 성격유형지표인 MBTI와 관련된 이야기가 한동안 유행했었죠. MBTI는 4가지의 양극적 선호경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그중 인식기능에 관한 지표는 S(현재에 초점, 실제의 경험 중시)와 N(상상력이 풍부, 미래의 가능성 추구)으로 나뉩니다. 그런데 이는 개인에 따라 어떤 성향이 강한가의 문제이지 S라고 해서 미래의 가능성을 생각하지 않는 건 아니고, N이라고 해서 현재를 도외시한 채 미래만 상상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과거의 일을 기억하고, 현재를 살며, 미래를 상상합니다. 이 미래를 상상하는 능력을 <시간의 지배자>의 저자들은 foresight라 하고, 책에는 맥락에 따라 예지력 또는 선견지명으로 번역되어 있습니다. 프로메테우스는 인간에게 불 외에 예지력도 함께 가져다준 것이죠(프로메테우스의 뜻이 ‘예지력’이라고 하네요).


[이미지 출처 : 교보문고]



인간은 자신의 행동이 가져올 장기적 결과를 예견할 수 있는 유일한 존재라고 합니다. 신체 능력은 부족하지만 미래를 상상하고 준비할 수 있는 능력 덕분에 지배종이 되었죠. 그런데, 예견하고 상상할 수 있다는 것이 실제로 어떤 일이 일어날지 안다는 건 아닙니다. 다양한 변수로 인해 무한한 가능성이 존재하고, 이를 모두 고려해서 미래를 정확히 예측하는 일은 불가능합니다. 저자들은 이러한 예지력의 한계를 지적하며 더 나은 미래를 맞이하기 위해 상상하며 애써야 한다고 말합니다.


책에 언급된 연구결과에 의하면, 성적 향상을 목표로 하는 학생들을 두 그룹으로 나누어 한 그룹은 좋은 점수(결과)를 얻는 상상에 집중하도록 하고 다른 한 그룹은 열심히 공부하는 자신의 모습(과정)을 상상하도록 했는데, 두 그룹 가운데 ‘과정’에 집중한 학생들의 성적 향상이 월등했다고 합니다. “무엇이 되느냐 보다 어떻게 사느냐가 중요하다”는 말과 일맥상통하는 것 같기도 한데요.


저도 긍정적인 미래를 꿈꾸되 ‘성공한 변호사’라는 결과보다는 ‘매일 매일 일 처리를 열심히 하는 모습’에 집중해서 상상해 봐야겠습니다. 어떻게 살다 보면 무언가 되는 거겠죠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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