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제는 “The Call of Character: Living a Life Worth Living” 한국어로 번역하면 “성격의 부름: 가치 있는 삶을 살아가다” 이다.)
이 책을 만난 경로는 다음과 같다. 이 책을 만난 경로는 다음과 같다. 트레바리에서 다른 북클럽에 참여하여 토론할 수 있는 쿠폰이 있었고, 가보고 싶은 클럽의 그 달 선정도서였다. 워낙에 인기 있는 클럽이라 부랴부랴 읽고 독후감을 썻음에도 당첨되지 못 했다. 그때 써 놨던 독후감을 이 곳에 옮겨본다.
저자는 쉬운말로 쓰여졌다고 서문에 썼지만, 나에게 쉽게 읽혀지지 않는 책이었다. 전체적으로 추상적인 문장들이 많아 자주 줄거리를 잃어버렸고, 문장들도 길어서 곱씹어 보지 않으면 쉽게 이해하기 어려웠다. 보통은 책을 읽는 도중에 내용이 정리 되곤 했는데, 이 책은 완독을 하고 나서야 내용이 정리되었다. 어쩌면 번역본이라서 어려웠으리라 생각되기도 한다. 책 제목도 의역된 ‘가치 있는 삶’ 보다는, 원 제목인 ’The Call of Character, 성격의 부름’이 나에게 더 와 닿는다. 어찌되었건 다 읽고 공감했다.
저자는 개인안에 내재된 욕망을 길러내어 불안정 하지만 진정성있는 삶을 살아 보라고 한다. 책을 읽으면서, 그동안 나는 (20년 넘게 사회생활을 하면서) 사회적 페르소나(타인에게 비치는 외적 성격)에 많이 갇혀서 살아왔다는 것을 깨달았다. 타인의 감정을 깊게 살피고, 때로는 위선적이며, 그로인해 나를 희생하는 것을 괜찮다고 여겼다. 한편으로는, 나의 (기억도 나지 않는 하찮은) 욕망들은 그 페르소나 틀 안에서 자라지 못하게 했었다.
나의 경우, 책에서 이야기하는 욕망 또는 기질이 어떤 ‘사건’에 의해 부름을 당했다. 몇달전 몸에 암이 발견되며 사회생활을 포함한 대부분의 모든 것이 일시정지 (완전히 멈추지는 않았다)되고 나서야 ‘살아온 데로 더 이상 살 수 없겠다고 느끼고, 이어 큰 깨달음을 얻었다 (213p)‘. 그 욕망과 깨달음들은 다음과 같다.
느리게 살고 싶은 욕망: 나는 쉼없이 달려 내가 원하는 목표에 가까이 와 있었다. 사회에서의 성공을 위해 경력이라는 사다리를 쉼없이 올라갔다. 심지어는 뒤가 아닌 옆으로의 이동조차 낙오라고 생각하기도 했다. 쉬고 싶을때도 있었지만 사치라고 생각했었다. 2024년 여름 그 ‘사건’ 이후로 (아직 치료는 진행중이지만) 느리게 살고 싶은 욕망이 강하게 생겼다. 느리게 살면서 ‘평소에 빠른 템포에서는 가질 수 없었던 통찰력이 생겼다. (706p)’. 내가 정의한 느린 삶이란 경쟁없이 나의 속도를 즐기며 사는 것이겠다. 아직 휴직중이라 느리게 살고 있지만, 복직하더라도 계속해서 느리게 살고 싶고, 관련하여 현명한 결정을 하고자 한다.
타인의 눈치를 안보는 욕망: 나는 사회적 페르소나에 매우 순응된 사람이였다. 타인의 눈치를 많이 살피고, 그 반응을 적절히 조화롭게 적용하여 목표한 성공에 가까이 와 있었다. 그러한 과정에서 내가 행복하지 않은 일에도 많은 감정을 쏟아 부었다. 그러한 것이 타인에게는 장점으로 보여 나의 평가에 긍정적으로 되돌아 오곤 했다. 그 ‘사건‘ 이후로 나의 행복이 너무나 소중하다는 것을 깨닫고 타인의 눈치를 안보고자 하는 욕망이 생겼다. (다른 책에서는 ‘건강한 이기주의’라고 부르기도 한다.) 최근에 했던 대부분의 의사결정에 나의 행복을 가장 큰 가치로 두며 (가족을 위한 희생보다도 높아졌다), 행복하지 않다고 느낄 때에는 때로는 타인에게 상처를 줄 수 있는 결정들을 하기 시작했다.
삶의 끝이 가까울 수 있다는 깨달음: 그 ’사건‘ 이후로 삶의 끝이 가까울 수도 있고 깨달았다. 나의 죽음은 막연히 멀다고 느꼈었지만, 이제는 그게 멀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을 깨닫고, 매 순간을 의미있게 살아보려 노력한다. 삶의 유통기한을 이해하고 나서야 ‘내가 만족하는 대상과 활동 들로 남은 생을 채워 나갈 수 있도록 새로운 힘을 받았다 (712p)’. 내가 느끼고 깨우친 삶과 죽음 관련해서는 다른 책들 리뷰를 통해 보다 자세히 다룰 예정이다.
그 ’사건‘이 나에게 선물이라는 깨달음: 얼마전 암에 걸렸던 지인과의 이야기가 마음에 맴돈다. 그는 암에 걸린 첫해부터 왜 나에게 이런 무시무시한 질병이 왔을까 오랬동안 원망했었다고 한다. 한 4년쯤 지나서인가, 바른 식습관으로 회복된 튼튼한 신체와 좋은 관계들로 형성된 건강한 정신을 가진 스스로를 보면서, 결국 암은 그에게 준 선물이었다는 이야기는 나에게 큰 깨달음을 주었다. 아직 치료중이라 그 ’사건‘이 선물이라는 느낌을 깨닫는데는 어느정도 시간이 걸리겠지만, 이미 나의 내면에 부름을 귀기울이고 있는 자신을 볼때 그 시간은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다.
그 ‘사건’이 끝나고 복직하면 “기질과 사회생활이 타협을 이룬 결과로 나타나는 실존적 뒤엉킴을 안고 살아가고 (647p)”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자아를 찾기 위해 ‘끊임없이 변모하는 나의 정체성에 계속해서 새로운 면모를 더해 가면서 이 세상을 살아갈 (22p)’ 것이고 ‘다소 전전긍긍하더라도 내가 가진 모든 열과 성을 다 바치는 삶(23p)’을 살 것이다.
(* 페이지 숫자는 제가 보는 전자책 뷰어에서 보는 페이지입니다.)(* 페이지 숫자는 제가 보는 전자책 뷰어에서 보는 페이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