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억울하고 부당한 상황

직장

by 어니스트 정

직장생활을 하다 보면 누구나 한 번쯤 억울하고 부당한 상황을 마주하게 된다. 내가 아무리 노력해도 상사의 편파적 판단이나 동료의 배신으로 인해 좌절을 겪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나는 이러한 문제에 대한 해답을 '내면의 단단함'에서 찾고자 한다. 외부 상황을 바꾸려 애쓰는 것보다, 성찰을 통해 자신의 내면을 강화하는 것이 진정한 해결책이다.


아내가 겪은 최근 일이 이를 잘 보여준다. 6개월 동안 주말과 밤을 가리지 않고 공들인 프로젝트의 발표 기회를 잃게 된 것이다. 상사는 직접적으로 말하지는 않았지만 팀 부하에게 발표 기회를 주고 싶다는 뉘앙스를 풍겼고, 아내는 선택권을 그 부하에게 넘겼다. 문제는 그 후였다. 부하는 발표에서 마치 프로젝트를 혼자 기획한 것처럼 말했고, 아내는 6개월의 노력이 한순간에 무너지는 경험을 했다. 결국 아내는 울음을 터뜨렸고, 프로젝트를 포기하고 싶다고 했다.


10년 전, 나 역시 비슷한 상황을 겪었다. 당시 계약직이었던 나에게 상사는 계약 연장의 조건으로 금품을 요구했다. 고발해야 한다는 생각은 했지만 용기가 나지 않았다. 매일 그 상사를 마주 보는 것이 가시밭길 같았지만, 나는 그냥 버텼다. 다행히 다른 회사로 이직할 수 있었고, 몇 달 후 전 회사 사장이 그 상사의 만행을 뒤늦게 알고 사과 전화를 걸어왔다. 완전한 보상은 아니었지만, 조금의 위안이 되었다.


이런 경험들을 통해 깨달은 것은 직장이 결코 아름다운 동화 속 이야기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다양한 인격의 소유자들이 함께 조직을 이루며 살아가는 곳이고, 때로는 이해할 수 없는 부당함이 존재한다. 인사이트 없는 상사와 거짓말하는 동료들을 보면 가여울 따름이다. 하지만 이것이 현실이고, 이 현실 속에서 우리는 살아가야 한다. 그렇다면 이런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답은 나 자신을 단단히 하는 것이다. 뿌리 깊은 나무는 흔들리지 않는다고 하지 않는가? 나의 뿌리를 단단하게, 내면을 견고하게 만들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내면의 성찰이 필요하다.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 사회에서 우리는 자신을 돌아볼 시간을 잃어버린다. 하지만 단 몇 줄이라도 좋으니 하루를 되돌아보며 글을 써보자. 내가 누구인지, 나의 목적은 무엇인지 곰곰이 생각해 보자. 10분이라도 좋으니 매일 아침 좋은 글을 읽어보며 마음을 다스려보자.


이렇게 내면을 가꾸어 나갈 때, 비바람과 폭풍이 몰려와도 우리는 견뎌낼 수 있다. 순간적으로는 흔들릴지언정 결코 뿌리째 뽑히지 않을 것이다. 억울한 상황 앞에서 분노하고 좌절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감정이다. 하지만 그 감정에만 머물러 있어서는 안 된다. 진정한 힘은 외부의 변화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내면의 중심을 만드는 것에서 나온다.

오늘부터라도 나 자신과의 성찰의 시간을 가져보자. 그것이 억울한 현실 앞에서 우리가 가져야 할 가장 현실적이면서도 근본적인 해결책이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