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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와 베짱이' 해석이 달라진 4차 산업혁명시대

by 개미와 베짱이

이솝우화 373번째 이야기 '개미와 베짱이'는 근면과 성실의 대명사로 어릴 때부터 가까이 했던 친숙한 내용이다. 더울 때나 비가 올 때나 늘 일하는 모습의 개미는 우리에게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 지 많은 가르침을 줬다. 그 반대편에 서 있던 베짱이는 게으르고 놀기 좋아하는 모습으로 묘사되어 굶어 죽기 딱 좋은 표본으로 각인되어 왔다. 세상이 바뀌었다. 더불어 '개미와 베짱이'를 바라보는 시각도 변했다. 그 중심축에 '4차 산업혁명'이 있다. 4차 산업혁명은 2016년 6월 생으로 디지털혁명이라고도 불리운다. 오늘은 어제와 다른 하루이다. 내일은 어떤 모습일지 사뭇 궁금하지만, 한편으로는 두렵기도 하다. 기하급수적 변화는 상상 조차도 따라가기가 버거울 만큼 빠른 속도로 질주한다. 100여년 동안 걸릴 일들이 단 몇 분안에 해결된다는 뉴스는 경악을 금치 못할 만큼 쇼킹한 일들이다.


디지털은 일상의 익숙함을 바꿔 놓았고 현재진행형이다. 무형자산인 아이디어가 자산이 되는 세상이다. 제조업 중심의 유형자산 산업이 플랫폼의 무형자산으로 옮겨간 지도 꽤 되었다. 글로벌 상위 10위에 있는 기업을 살펴 보자. 소위 제조업이라고 불리울 수 있는 기업은 '애플'과 '테슬라' 정도이다. 세상 기준이 바뀌었음의 방증이기도 하다. 예전처럼 머리띠 두르고 밤샘공부하는 것은 권장할 일도 해서도 안되는 일 중 하나가 되었다. 지식이 세상을 움직이는 시대는 끝났다는 의미이다. '아는게 뭔데?'에서 '뭘 해 봤는데?'라는 경험이 존중받는 시대가 된 것이다. 지식은 우리가 24시간 필수품으로 여기는 스마트폰 안으로 집대성되었다. 해가 뜨면 일을 시작하고 해가 지면 하루 일이 마무리 되는 농경적 근면을 강조하던 시대는 박물관에 고이 보관된 지 오래되었다. '선택과 집중'이다. 3차 산업혁명시대까지는 '동질성''획일성'이 키워드였다면, 이제는 '다양성''창의성'이다. 개인의 '다름''차이'를 이해하고 존중하면서 각자 잘하는 것을 힘껏 밀어 줄 때가 된 것이다. 일명 가상화폐라 불리우는 코인이 돈이 된다는 것을 누가 알았겠는가! 분명 어제와 다른 오늘임을 인정하고 대처해야 한다.


4차 산업혁명시대에 '개미'우직함만 있고 융통성이 없는 사람으로, '베짱이'시간될 때 여가활동으로 즐길 수도 있다는 관대함이 묻어나는 잣대가 적용된다. '9to6'라는 3차 산업혁명시대의 근무시간은 역사의 뒤안길로 접어든지 꽤 되었다. 재택근무, 유연근무와 같은 변형근로제가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그 만큼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다양해졌음을 알 수 있다. 이제는 어느 한 쪽만 옳다는 이분법적 논리는 의미가 없다. 양쪽 모두 아우르는 포용력이 필요하다. 우리나라 비빔밥은 유명하다. 지역마다 계절마다 먹는 사람마다 입맛은 모두 다르지만, 비빔밥을 생각하면 군침이 도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사실이다. 더더욱 나이 들면서 열심히 일만 한다는 것도 안쓰러울 뿐 아니라 체력적으로 무리일 수 있으며, 하루 종일 베짱이처럼 쉬는 것도 생각 만큼 쉬운 일이 아님을 우리는 알고 있다. 두 가지를 잘 버무리는 지혜로움이 필요하다.


은퇴는 가보지 않은 새로운 여정의 시발점이다. 졸업식장에 빠지지 않는 축사가 있다. "졸업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세상에 첫 발을 내딛는 시작입니다"라는 문장이다. 은퇴도 마찬가지이다. 다만, 지금까지와는 완전 다른 길이라는 점을 명심하고 변해야 한다. 은퇴(隱退)는 물러나서 숨는다는 의미이다. 4차 산업혁명시대이자 인생백세시대의 은퇴 개념은 달라져야 한다. '물러남을 숨겨라'로 말이다. 2023년도 모 심리학회에서 빅데이터에 인구통계학적 기준에서 부터 경제학적 자료까지 다양한 조건을 투입한 결과 85세까지 일을 해야 한다는 결론을 도출되었다고 한다. 경악할 일이다. 그렇다고 무시할 수 없는 데이터라는 것도 안다. 85세까지 일을 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선결 조건이 있다. 그 중에 가장 먼저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 일에 대한 개념 전환이다. 지금까지 일은 경제적으로만 바라봤다면, 은퇴 이후 일은 경제적, 육체적, 정신적 기준으로 확대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베짱이의 여가생활도 일에 포함된다.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는 아주 오래된 광고 카피가 있다. 이제는 자신이 좋아하는 일, 잘할 수 있는 일로 인생2막을 즐기면서 여가생활로 이타적 관계를 유지하는 '개미와 베짱이' 삶이 어떠한지 독자들에게 화두를 던져 보고자 한다. 앞으로 '개미와 베짱이'와 같은 삶을 어떻게 준비할 수 있는지 사칙연산에 대입하여 하나씩 풀어 보려한다. 많은 가르침을 기다리면서 첫 번째 글을 마무리지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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