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인슐린 저항성

늦게 배운 당뇨

by 이상한 나라의 폴

1. 작아진 바지, 달라진 몸의 선


옷장 깊숙이 넣어두었던 작년의 바지를 꺼내 입어봅니다. 단추를 채우는 손끝에 팽팽한 저항감이 느껴집니다. 몸무게는 크게 변하지 않은 것 같은데, 허리둘레만 슬그머니 영토를 넓혔습니다. 우리는 이를 '나잇살'이라는 너그러운 이름으로 부릅니다.


하지만 허리둘레의 변화는 우리 몸 내부에서 아주 오래전부터 진행되어 온 '인슐린 저항성'이 밖으로 내미는 첫 번째 명함입니다. 당뇨라는 이름의 성적표를 받기 10년, 혹은 20년 전부터 우리 몸은 이미 침묵의 전쟁을 치르고 있었습니다.


2. 응답하지 않는 세포라는 문


우리 몸속에는 포도당을 에너지로 바꾸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인슐린이라는 호르몬이 있습니다. 정상적인 상태라면 인슐린이 세포의 초인종을 누를 때마다 세포는 즉각 문을 열어 당을 받아들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끊임없이 당분을 섭취하고 움직이지 않을 때, 세포는 쏟아지는 당을 처리하다가 지쳐버립니다.


아무리 초인종을 눌러대도 세포가 응답하지 않는 상태, 이것이 '인슐린 저항성'입니다. 1980년대 스탠퍼드 대학교의 제럴드 리븐(Gerald Reaven) 박사가 'X 증후군'이라 명명하며 세상에 알린 이 개념은, 당뇨병의 뿌리이자 만성 질환의 시작점입니다.


문이 열리지 않으니 핏속의 당은 갈 곳을 잃고 혈액을 끈적하게 만들며 혈관을 손상시킵니다. 인슐린 저항성은 어느 날 갑자기 생기는 고장이 아니라, 우리가 살아온 세월 동안 쌓아온 생활의 흔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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