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찾아가는 글쓰기
여름 과일 중에 무슨 과일을 제일 좋아하시나요?
흔히 말하는 제철 과일이 있습니다.
저는 여름 과일 중에는 수박을 좋아하는데요.
수박의 시원하면서도 달달한 살이 참 맛있습니다.
잘 익은 수박을 차갑게 해서 한입 크게 베어 먹으면 찐득찐득한 한여름 무더위가 사라지곤 합니다.
수박 한 통을 잘라 놓으면 색도 참 보기 좋고요.
얼음 동동 띄운 수박화채도 여름철 별미 중에 하나입니다.
이와 비슷하게 여름이면 먹는 제철 음식이 있습니다.
돌아가신 어머니는 이맘때가 되면 오이를 몇 접씩 사서 오이지를 담갔습니다.
꼭 짜서 오이지무침을 해서 먹기도 하고
찬물에 담가서 냉채처럼 먹기도 하고
냉면이나 국수에 토핑으로도 쓰고
비빔밥에 넣기도 하고
한여름에 입맛을 돋우는 별미로 먹었습니다.
어렸을 때도 오이지 반찬을 할 때면 면포에 산 오이지를 꼭 짜달라고 했습니다.
귀찮았지만 어머니의 칭찬 한마디가 듣고 싶어 고사리 손으로 열심히 짜던 기억이 납니다.
사실은 어머니가 제일 좋아했던 반찬이었고 저는 있으면 맛있게 먹었지만 없다고 찾지는 않는 정도였습니다.
오늘 집에 오니 오이지무침을 꺼내줍니다.
그러고 보니 지난 주말에 안사람이 오이지를 담근다고 우당탕탕 하던 기억이 납니다.
젊었을 때는 있으나 마나 했던 반찬이었던데 오늘은 너무 맛있게 먹었습니다.
입맛이 돌고 도는 걸까요?
오이지가 맛있는 나이가 된 것인지
오랜만에 먹어서 맛있는 건지
안사람의 컨디션이 좋았던 것인지
오독오독한 식감에
새콤달콤한 맛에
오이지 특유의 향이 더해졌습니다.
여름이 오고 있습니다.
어머니의 오이지가 그리운 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