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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안으로

글을 쓰다 보니, 이런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by 행북

최근에 직장에서 공통적으로 들은 말이 있다.

“예리하다.”


벌써 네 번은 들었다.

여러 사람에게 연달아 들은 말이라

그 말이 맞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후배가 어떤 말을 했을 때

그 의도를 금세 캐치했을 때도 그 말을 들었고,


다른 후배가 지렁이를 피해

발 스텝을 세 번 구르는 모습을 보고


“오, 벌레 잘 피하는데~”라고 했더니

“그걸 금세 보셨네요. 예리하시다”

라는 말이 돌아왔다.


둘 다 최근의 일이다.


오늘은

선배의 얼굴에서 미묘한 변화를 알아채고


“뭐가 달라졌죠? 뭔가 다른데요!” 하고 묻자,

“나 눈썹 살짝 다듬었는데, 그걸 알아차릴 수 있어?”

하며 서로 놀라기도 했다.


그때 문득 생각했다.

나는 왜 이렇게 예리해졌을까.


돌아보니,

글을 쓰기 시작하고 난 이후부터였다.


글을 쓰면 자연스럽게 ‘보려고’ 하게 된다.

나도 모르는 사이 관찰력이 붙는다.


표정과 말투, 공간의 공기까지 읽어내고,

의도하지 않았는데도

장면을 흘리지 않고 감정을 잡아둔다.


타인을 보는 눈,

그리고 나를 바라보는 감각까지

예전보다 훨씬 길러진 것 같다.


이런 말을 듣는 나조차 신기할 따름이다.

관찰하며 생각하는 훈련이 된 걸까.


“글쓰기는 관찰의 문을 열고,

관찰은 다시 글을 만든다.”


올해 1월부터 매일 글을 쓰며

많은 변화를 느낀다.


그중 하나는,

‘들여다보는 능력’이 생겼다는 것이다.


계속 읽고 쓰면

나에게 또 어떤 변화가 찾아올까.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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