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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에 처음 온 외계인처럼

고인의명복을빕니다

by 아리미 이정환

"야! 아리마! 너, 남원으로 국수에 소주 마시러 왜 안 오냐?"

어느 날 유성형에게 전화가 왔다.


"형님 죄송해요. 몸이 많이 아팠어요. 곧 남원으로 갈게요."


"아냐. 이번에 새로 낸 책 <지구에 처음 온 외계인처럼> 북토크가 있으니 사진 찍어주러 순천으로 곧장 내려와라. 거기서 하루 자고 남원에 가서 하루 더 자고 올라가라."


순천 북토크를 마친 후 지인의 집에서 저녁을 먹는데 산해진미를 앞에 두고도 평소의 유성형 답지 않게 소주를 안 드신다.


다음날 아침을 먹는데 내가 해장술을 마시니 형이,

"야! 아리마! 소주 한 컵만 따라줘라. 짜식 정말 맛있게 마시네."


아침을 먹고 KTX순천역을 떠나 남원역에 다다르니 형님이

"내가 몸이 좀 이상하다. 남원엔 다음에 오고 그냥 서울로 가라. 미안하다."


그 후 형이 술을 끊었다는 소식을 들었고 올여름에 내가 낸 에세이소설 <미아리 이야기> 북토크를 전유성의 국숫집에서 열려고 전화를 걸었는데 병원이란다.


"아리마 나 지금 중환실에 있다가 퇴원하는 중이야. 폐가 안 좋데. 이따 전화 다시 하자."

한참 후 전화를 걸었다.
"야 아리마 나 퇴원하고 집에 왔다가 화장실에서 또 쓰러져서 도로 병원에 왔다. 퇴원하면 전화 줄게. 그리고 남원에 공연장을 만드는 중이니까 거기서 북토크 말고 전유성과 이정환의 미아리 이야기 북콘서트를 열자."

그 후 지지난주 전화통화로 남원에 있는 지리산 LP펜션에서 북토크를 열 예정이라고 하니 그때 카페제비에서 차나 한잔 마시쟀는데 이리도 황망하게 환원을 하셨다. ㅠ

고인의명복을빕니다
시천주조화정영세불망만사지 심고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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