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을 보면 사람이 보인다

야행성이 된 그럴듯한 이유

by 닥터리즈


밤이 깊어지면


나는 집안을 배회하며 조용한 의식을 시작한다. 깨끗한 잠자리에 들기 위한 준비라기보다, 어쩌면 내 삶의 흔적을 정돈하는 시간에 가깝다.


싱크대에 쌓인 그릇들을 정성껏 닦아 제자리에 두고, 하루의 잔해인 음식물 쓰레기를 봉투에 담아 문밖에 내놓는다.


웅웅거리며 돌아가는 세탁기 소리를 뒤로한 채, 분리수거를 마치고 거실 한쪽에 허물처럼 벗어놓은 옷가지들을 정갈하게 개어둔다.



몸은 고단하지만 이 일련의 과정을 거치지 않으면 마음 편히 눈을 감을 수 없다.


누군가 묻는다. 고단한 하루를 보내고 돌아와 왜 그렇게까지 자신을 들볶느냐고.


그 질문에 나는 나지막이 대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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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부동산 인문학자 닥터리즈입니다. 저는 공간을 이야기하고 다루는 사람입니다. 치료가 필요한 부동산은 고쳐주고 처방전을 써주는 닥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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