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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에서 암만까지

알리야의 요르단 살아남기

by 알리야


대전에서 세종까지 20분.

세종에서 인천까지 2시간.



마침내 인천 공항에 도착했다.

공항에 도착하면 내가 요르단에 간다는 것이 실감이 날 줄 알았는데 전혀 실감이 나지 않았다. 짧게 해외여행은 갔었지만 이렇게 오랜 기간 해외에서 사는 건 처음이다.



역시 공항은 너무 재밌다. 모두 다 설레어 보인다. 덕분에 나도 설렌다. 사실 내가 설레어서 다른 사람들도 다 설레어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 같다. 어떤 새로운 경험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지 기대 된다. 많은 것을 보고 느끼고 배우고 돌아왔으면 좋겠다.


에티오피아 항공은 46kg 위탁 수하물 보낼 수 있어서 열심히 눌러 담았다.



이제 짐 부치고 들어가면 되는데 갑자기 난관에 부딪히게 된다. 일정을 여유롭게 조절하고 싶어서 나는 요르단에서 한국으로 돌아오는 티켓을 사지 않았다. 그래서 비자 발급이 거부될 수도 있다고 그거에 대한 항공사 책임은 없다고 서약서를 작성했다. 모든 것을 다 준비했는데 요르단에 들어가지 못할까봐 너무 걱정이 되었다. 에티오피아 항공 말고 카타르 항공을 타고 온 다른 친구도 같은 상황이었는데 그런 말은 없었다.




마지막으로 한식을 먹고 가고 싶었는데 비행기 시간이 늦어서 그런가 한식은 다 품절이고 대부분의 식당들이 닫혀있어서 샌드위치 먹었다. 근데 너무 비쌌다. 한식을 먹지 못해서 너무 아쉬웠다.


우리가 타고 갈 비행기다.


타니까 이런 작은 비행에 필요한 것들은 담은 작은 선물을 받았다. 여기 안에는 안대랑 아주 얇은 양말이 들어있었다.



기내식은 2번 나왔는데 난 다 맛있었다. 분명 지상에서 이 음식을 먹으면 만족 못할 것 같은데 비행기에서 먹으면 무엇이든지 다 맛있다. 맛있게 잘 먹었다.



비행기 안에는 에티오피아 글자가 많이 적혀있었다. 에티오피아 글자, 암하라어(አማርኛ)의 글자는 뭔가 춤추는 사람들 같아 보였다. 그래서 귀엽다. 13시간 비행 정말 힘들 것 같았는데 생각보다 나쁘지 않았다. 전 날 짐 싸는라 거의 밤을 샜더니 잠이 쏟아졌다. 기내식 먹을 때 빼고는 계속 잤다. 비자 문제 때문에 입국 심사관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 아랍어 공부를 하기로 했는데 잠이 너무 와서 까먹고 그냥 잤다.


10시간정도가 지나니까 햇빛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너무 반가웠다.


암만을 가기 위해서는 에티오피아 아디스 아바바에서 경유해야 했다.


내리자마자... 아 나 이제 소수민족이구나! 이걸 확 느꼈다. 뭔가 신기했다. 물론 해외 여행에서도 그랬지만 앞으로 몇 달은 살아야 한다는 생각에 더 체감이 되었다. 공항에서 좀 쉬고 화장실도 가고 편하게 있다가 샌드위치 비주얼에 이끌려서 카페에 들어갔다.



비주얼이 엄청나다. 하지만 우리는 이미 기내식을 먹었기도 했고 너무 비싸서 샌드위치는 먹지 못하고 커피를 사먹었다. 에티오피아 커피가 유명해서 너무 기대되었다.



맛은 있었다. 근데 그냥 커피 같았다. 아마 공항 커피를 마셔서 엄청난 맛을 느끼지 못한 것 같다.



커피 세잔에 18달러였다. 정말 비쌌지만 공항이니까 넘어갔다. 영수증에 적힌 글자가 너무 귀여워 보인다.



에티오피아 국기가 보인다. 나의 첫 아프리카다.



에티오피아 사람들도 한국인처럼 성격이 정말 급해 보였다. 문도 안 열렸는데 줄 서 있고 비행기 안에서도 정말 급하게 다들 착석하고 짐 넣고 그러셨다.



기내식이 또 나왔다. 그럭저럭 먹을만 했다. 에티오피아에서 암만으로 가는 비행기 대부분이 에티오피아 사람들이었는데 진짜 시끄러웠다. 좌석에서 앉아 계시지 않고 서서 멀리 있는 사람과 대화하셨다. 정말 신기한 경험이다. 각자 가져온 과자를 먹는데 바닥에 다 흘리셨다. 당황스러웠다. 그리고 분명 비행기가 출발하는데도 전화 통화를 하셨다. 너무 무서웠다.



아디스 아바바에서 출발한지 약 4시간만에 드디어 요르단, 암만에 도착했다.



내가 간 공항 중에 가장 조용했다. 나도 모르게 조용히 말하게 되었다. 도착하자마자 도착 비자를 구입하고 (미리 미국 달러를 가져가서 공항 안에서 바꾸고 바로 비자 구입하면 된다.) 그리고 정말 다행히 비자 발급엔 아무런 문제도 없었다! 무사히 나왔으니 이제 에어비앤비로 가면 된다. 4명의 짐을 실어야해서 55jod 한 십만원 정도로 쿨거래해서 택시 탔다. 원래도 공항에서 요르단 대학교 쪽 시내로 가는건 35jod (7만원) 정도 한다고 한다.

아랍어 네비게이션 당연하지만 너무 신기하다.
요르단 이케아

에어비앤비의 정확한 주소가 잘 안 찍혀서 주변에서 내렸는데 정말 엄청난 언덕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진짜 엄청나서 사진 찍을 기력도 없었다. 그 무거운 46kg 캐리어를 끌면서 길을 찾으며 언덕을 올라야 했다. 갑자기 나타난 외국인 아저씨가 우리를 도와주시고 쿨하게 떠나셨다. 덕분에 길도 찾고 짐 옮기는 것도 도와주셨다. 정말 정말 감사했다. 에어비앤비에 도착했고 호스트를 만났다. 아마 같은 건물에 살고 계시는 것 같았다. 에어비앤비 호스트 (칼레드 아저씨)께서 뭐 필요한 거 없냐 궁금한 거 없냐고 물어보셔서 개통도 하고 싶고 장도 봐야 한다고 하니까 흔쾌히 마트에 데려다 주셨다.



https://maps.app.goo.gl/rH1bRgmvBdCCRNJEA



그리고 핸드폰 개통하는 것도 도와주셨다. 더 싼 가격에 개통할 수 있도록 도와주셨다.


요르단 번호 생기다!!!!


통신사는 움니아 자인 등등 있는데 칼레드 아저씨가 데리고 간 자인에서 개통했다. 첫 단추가 잘 끼워졌다. 35기가에 문자 통화 무제한 국제 전화 30분 무료 - 한국 돈 4만원이다. 칼레드 아저씨가 없었으면 정말 힘들었을 것 같다. 좋은 사람들을 만나서 정말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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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에어비앤비에서 먹을 음식들을 사러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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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르단에서의 첫마트. 여기 사람들에게는 일상이겠지만 나한테는 모든 게 다 신기하다. 마치 어린 아이가 된 것 같다. 물건들을 사면서 이게 아랍어로 뭘까? 생각한다. 물론 오래 기억하지는 못한다. 반복하면 기억하게 되겠지? 앞으로의 날들이 너무나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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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트에서 사온 안성탕면으로 저녁을 해결했다. 안성탕면 오랜만에 먹는데 맛있었다. 계속 못 씻어서 드디어 씻을 수 있겠군!! 이라고 생각했는데 정말 오산이었다. 뜨거운 물이 나오지 않았다. 그래서 정말 숨참고 몸 씻고 세면대에서 머리를 감아야 했다.


그래도 잘 도착했다. 이젠 정말 암만이다. 이제 요르단 대학교 생활을 즐길 일만 남았다. 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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