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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을 위한

프로덕트 디자이너 독학 이야기

by Paul

저는 프로덕트 디자이너가 되기 위해 독학 중인 취업 준비생입니다. 모든 말을 하기에 앞서 프로덕트 디자이너에 대한 저만의 정의를 이야기해 볼까 합니다. 제가 생각하는 프로덕트 디자이너는 사용자의 경험은 물론이거니와, 비즈니스와 개발, 기획 등 여러 이해 관계자들의 입장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문제를 시각적으로 유연하게 해결할 수 있는 사람입니다.


이렇게 말로만 이야기하는데도 복잡하고 생각할 게 너무 많지 않냐고 느껴질 수 있지만 저는 그런 복잡함을 좋아라 합니다. 게임에서 쉬움 난이도보다 어려움 난이도를 깼을 때 더 도파민이 터져 나오는 것처럼요. 더군다나 무언가에 대해 깊은 고찰을 하고, 논리적인 결정으로 끊임없이 개선해 나간다는 건 저의 삶의 태도와 방향이 일치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프로덕트를 통해 사람들이 삶에 변화를 가져오고, 그게 긍정적인 영향을 가져다준다면 그것만큼 보람찬 일은 없을 겁니다.




구글 Whisk로 간단하게 만든 에곤 실레 향 첨가된 생각하는 사람

작년에 대학교 졸업을 하고 포트폴리오를 만들던 중 AI가 본격적으로 능력을 드러내기 시작했습니다. 일반 이미지 생성을 넘어 3D와 영상 생성까지 섭렵하려는 움직임을 보고 누구나 할 법한 고민을 했죠.


"내가 영상을 계속하는 게 맞을까?"

처음엔 상황을 지켜보면서 ComfyUI 같은 AI툴들을 사용해 보고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도 들어보았습니다. 그들과 저와 공통된 생각은 AI는 우리가 원하는 것을 완벽하게 뚝딱하고 만들어주지 않는다는 점이었죠. 우리가 원하는 영상과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선 어떤 걸 요청하려는지 명확하게 알고 있어야 하고, 그걸 전달할 수 있어야 하고, 잘 나온 작업물인지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이 추가적으로 필요합니다. 이처럼 인간이 할 수 있는 역할은 여전히 남아있다고 생각했고 오히려 AI를 통해 그동안 하지 못했던 더 넓은 분야의 일을 할 수 있으니 개인의 잠재성은 더 높아졌다고 느꼈습니다.


하지만 전 영상을 직업을 삼는 것에 대해 줄곧 확신을 가지고 있지 못했습니다. 누군가를 위해 만든 영상을 만들고 반응을 보면 뿌듯한 기분은 들었지만 스스로를 움직이게 만드는 동력은 없었죠. 다시 말해 '내가 하고 싶은 영상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아무런 생각도 들지 않았습니다. 그동안 해온 것들이 아까워 한참을 망설였지만 앞으로 남은 많은 시간들을 더 의미 있는 부분에 투자하고 싶었고 다른 길을 찾아 헤맸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프로덕트 디자이너라는 직무를 알게 되었습니다. 본격적으로 공부를 하게 된 지 이제 두 달 조금 넘었네요. 지방에 살고 있는 탓에 서울에 있는 학원을 다니기 힘들기도 하고 금전적인 부분이 부담돼서 독학을 해보기로 결심했고 그동안 있었던 이야기와 (올해 안에 반드시 할...) 취업 이후의 일들을 앞으로 적어볼까 합니다. 물론 스스로의 철학만을 믿고 진행 중이라 옳은 점도 있고 잘못된 점도 있고, 혹은 간과하는 점도 있을 겁니다. 그러나 그런 점마저 같은 경험과 같은 고민을 하는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다른 분들의 피드백이나 조언도 항상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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