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가 주는 선물
군대 하면 총 쏘고, 달리고, 힘든 훈련만 하는 곳이라고 생각했다.
군생활 28년을 지나면서 군대는 종합 국립대학교라고 생각한다.
군대가 종합 국립대학교인 이유를 알아보자.
먼저, 군사용어를 통해 국어를 배운다.
'집합, 돌격, 전진, 충성' 등 사회에서 잘 사용하지 않는 용어들이 많다.
둘째는 전역일 계산을 위해 수학을 열심히 한다.
입대 전부터 입대 D-0일, 입대 후는 전역 D-0일, 휴가 출발 D-0일 계산을 한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본인뿐만 아니라 가족들이 함께 계산한다.
셋째는 한미 연합작전을 위해 영어도 공부한다.
군사용어는 영어도 많다.
CBRN(화학, 생물학, 방사능, 핵), CRRT(화생방신속대응팀), ATCIS처럼 약어가 많아서 영어를 안 할 수 없다.
넷째는 전투체육이다.
군은 매일 일과시간에 전투체육이 포함된다.
특히 수요일은 4시간 동안 전투체육을 한다.
어떤 조직이 일과시간에 전투체육을 반영하겠는가?
다섯째는 군가를 통해 음악을 배운다.
'전우, 전선을 간다, 최후의 5분, 사단가' 등 10곡이 넘는 군가를 알아야 한다.
심지어 걷고, 달리면서 군가를 하니 폐활량이 좋아진다.
여섯째는 각종 페인트 작업을 통해 미술을 배운다.
막사 도색, 수송부 도색, 위병소 장애물 도색 등 페인트칠을 모두 직접 한다.
미적 감각이 뛰어난 용사는 운전 연습을 위해 라인을 긋고, 심지어 연병장과 족구장 라인을 긋는다.ㅎ
일곱째는 가스실습을 통해 화학을 배운다.
대학교에서 화학분석 실험하는 것보다 훨씬 실감 나고 좋다.
가스실습을 통해 방독면이 잘 작동하는지 확인하고, 가스성분이 궁금하면 호흡하면서 체험하고 눈물 콧물을 쏟는다.
여덟째는 정훈교육을 통해 역사를 배운다.
역사교육의 중요성은 모두가 알 것이다.
우리의 역사 속에는 많은 전사들이 포함되어 있다.
전사를 배우며 애국심, 충성심, 군인의 사명감을 배양한다.
아홉째는 봉급과 수당을 받으며 경제를 배운다.
과거와 달리 용사들 봉급이 최저 시급에 가까이 왔다.
병장은 205만원, 상병은 175만원, 일병은 151만원을 받는다.
위험한 훈련을 하거나, 전방 격오지(GOP) 근무자는 수당도 받는다.
저축을 통해 경제관념이 달라진다.
마지막으로 인성교육을 통해 교양수업을 배운다.
매주 소통공감 시간을 통해 사고예방 교육을 받고, 상담도 한다.
술, 성, 돈, 화를 잘 다스려야 한다는 것을 배움으로 올바른 시민이 된다.
그 외에도 응급처치법을 통해 기초의학을 배우고, 독도법을 통해 지리교육을 배우고, 공동체 생활을 통해 관계성을 함양하고, 분대장이 되면 리더십을 기른다.
병장 전역증이 그냥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