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전자전
오늘은 아들이 6주간의 신병훈련을 마치고 수료식을 하는 날이다.
256명이 함께 동고동락하며 훈련을 잘 이겨내고, 이등병 계급장을 받는다.
아침 일찍부터 연천에 위치한 5사단으로 향했다.
비가 억수로 퍼부어 행사는 실내 강당에서 진행했다.
강당으로 입장하는 아들을 찾기 위해 두리번두리번했는데 못 찾았다.
강당에 들어가니 신병 교육생들의 자리 배치가 붙어있었다.
아들의 위치를 확인하고 뒤쪽에 자리를 잡았다.
하지만 아들이 부모의 위치를 알지 못하니 눈길 한번 주지 않았다.
다행히, 부모는 아들의 늠름한 수료식 모습을 뒤에서 지켜보았다.
행사가 시작되고 성적 우수, 사격 우수, 체력 우수, 다독왕등 많은 훈련병들이 상장을 받았다.
부모 입장에서 훈련을 잘 받은 아들도 대견하지만, 상장을 받지 못하는 것에 대한 아쉬움도 있었다.
사격하는 방법을 열심히 교육했는데, 사격왕이 되지 못하다니...
사격을 하러 갔는데 입사호에서 마스크가 위로 올라가면서 앞이 잘 보이지 않았다고 한다.
결국 입사호에서 10발 중 4발을 맞추고, 다음번인 엎드려쏴에서는 마스크를 내려서 10발 만발을 맞추었다고 한다.
그러면 그렇지 아버지가 어떻게 전수했는데...
수료식을 마치고, 부모님들과 외출하는 시간이다.
6주간 훈련받은 아들의 전투복 입은 모습이 나를 정말 많이 닮았다.
그런데 장교 훈련을 받은 나보다 더 늠름해 보인다.
그리고 상장을 쑥 내민다.
사단장 상장은 아니지만, 교육성적 우수로 여단장 상장을 받았다고 한다.
대견하다.
자신이 상장을 받을 줄 몰랐다고 한다.
소대장 훈련병이 받아야 하는데, 체력측정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다음은 분대장 훈련병이 받아야 하는데, 체력측정 도중에 화장실이 급해서 중도 포기했다고 한다.
그리고 아들이 체력측정 특급을 받은 것이다.
다른 것도 열심히 했지만, 체력측정에서 우수한 아들이 상장을 받은 것이다.
"사람이 마음으로 자기의 길을 계획할지라도 그의 걸음을 인도하시는 이는 여호와 시니라"
잠언 16장 9절
자기의 생각대로 무엇을 하려고 할 때, 힘들고 지칠 때, 고민하지 말고 하나님께 맡기면 된다.
6주간의 신병훈련 기간 아들은 힘든 기색을 한 번도 하지 않고, 틈나면 성경을 읽으며 보냈다고 한다.
옆에 있는 훈련병이 신기했는지 2명이 전도되어 지난주에 세례를 받았다고 한다.
그리고 아들은 2명에게 선물할 성경 책을 주문하여 오늘 전달했다.
힘들게 복음을 전하는 것보다, 삶으로 보여주는 것이 가장 쉬운 전도이다.
아버지 보다 훌륭한 아들이 정말 멋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