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세상의 비난이 닿지 않은 땅, 가족

by 글도장

오늘 유튜브에서 김창렬과 그의 아들이 나누는 대화를 우연히 보았다.

연예인으로서 그에게 따라붙는 수식어는 대체로 부정적이며,

특히 ‘창렬스럽다’는 조롱 섞인 비난은 오랜 시간 꼬리표였다.

그 비난의 무게를 아버지 홀로 감당한 것이 아니라,

가족까지 함께 고통받았다는 사실이 큰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물론 과거의 행실을 두둔할 생각은 없다.

하지만 잘 자란 그의 아들조차 아버지의 그 시절을 외면하거나 부정하려 들지 않는 듯했다.

어떻게 그 시간을 견뎠냐는 물음에 아들은 묵묵히 말했다.


“그래도 내 아빠니까.”


감정 표현에 서툰 이 아들이 어버이날,

아버지의 책상 위에 꽃과 함께 남긴 짧은 편지의 내용은 이랬다.


“아빠, 힘들어 마세요.

좋은 일만 있지 않잖아요.

다 지나갈 거예요.”


문구 자체가 주는 감흥보다는,

어린 자녀조차 ‘가족’이라는 이름 아래 아버지의 흠을 품어 안았다는 사실이 감동적이었다.


우리는 모두 고단한 세상을 살며,

가족들조차 각자의 자리에서 부단히 버틴다.

세상 밖에서 내가 실수하고 넘어지더라도,

가장 비난받아 마땅한 순간에도 흔들림 없이 나를 지지해 주는 존재가 있다는 것은

실로 감사한 일이다.


견고한 울타리, 그것이 가족이다.

문득 '소도'가 생각났다.

고대 한국에서 신성한 구역으로 여겨져,

죄를 지은 자도 그 안에 들어가면 잡지 못했다는 곳이었다.

가족이 바로 소도가 아닐까?

세상의 비난이 닿지 않고 숨 쉴 수 있는 마지막 성역. 그리고 그러한 작은 땅이 있다는 안정감.


그것이 한 사람을 살아가고, 또다시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힘이 아닐까 싶다.


진실로 내 가족에게 그런 존재이고 싶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