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창으로~

결기 기념?! ^^

by megameg

어찌어찌 얻어 걸려서 결기 기념 여행이라 말하며 차에 오른다.

여보는 당연히 계획할 양반이 아니니 얻어걸렸다고 할 수 밖에..


나도 39년을 같이 살고 보니 그냥 사는 날들의 연속이라 잊고 살아서, 그러려니 한다.

아웅다움 그런 거로 말하기도 귀찮다.

때로는, '여보 생일 이틀 후-> 결기 닷세 후->내 생일' 이렇게 일 주일이 그냥 후욱 지나가기도 한다.

지나곤 앗!! 결기였었네 하며 하하 웃고 넘긴다. 뭐 사는 게 다 그런거지~ 하하

어쨌든 얻어 걸려서라도 '결혼 기념 여행'이라 할 수 있는 게 어딘가?! 크크크

그래도 여보 생일은 꼭 챙겨준다.




2026년 들어서 무쟈게 피곤한 1월이다. 1월 마지막 날까지 바쁠 예정이다.


사업장에서의 일이 너무 힘들다.

앉을 시간이 없이 검수하며 계속 종종거리며 돌아쳐야 된다.

와중에 투덜이들 달래고 어르고 북돋아줘서 연습하게 하고, 지겨워하는 친구들, 변화 무쌍한 친구들을 화이팅하도록 집중하도록 하이파이브도 해줘야 한다.

칭찬하고 관심 가져줘야 의싸의쌰 힘내서 일도, 연습도 할 수 있는 친구들이 때론 버겁다.


허리 아프고 엉치 뭉쳐서 아프고 다리 아프고 아주 어렵다. 집에 오면 파김치가 따로 없다.

소파에라도 바로 누워야 한다.

그래도 책은 읽어야 하므로 어찌어찌 인나서 눈 비비고 졸며졸며 읽는다. 참내!!


운동도 스탑!! 글쓰기도 스탑!!

특별 새벽 예배도 못드리고 이래도 되나 싶게 산다.

내 영혼이, 몸이 너무 힘든 요즘이다.




여보가 친구들 만나러 가잔다.

일 년에 한 번 만나는 옛날 친구들.

오랜만에 보러 가잔다. 결혼 전엔 자기네 끼리 만났었고 후엔 가족이 다 함께 만나왔다.

물론 아이들이 어릴 때까지. 아이들이 자기 영역이 넓어지면서 부부모임이 되었다.


뭐가 됐던 언제나 집 떠날 땐 간식거리 바리바리 싸들고 출발한다. 오늘도 열심히 간식거리 제공하며 옆자리를 지키고 있다.

간만에 멀리 1박 외출이, 신나는 것까진 아니어도 살짝 설레긴 한다.


여보의 두 친구는 입대하기 전 몇 달간, 전북 건축사협회 사무국장으로 계시던 당숙어른의 줄로 건축사사무소에서 알바하며 YG씨의 작은 아버지 집에서 하숙하던 시절, 동네에서 처음 만났단다.

와우!! 45년 전이다.


한 친구는 농구선수 출신. 본인은 제법 농구를 잘했어도 등학교팀이 전국체전에서 4강에 들지 못해 학팀에 들어가지 못하고 - 여보 말에 의하면 돈 없고 백 없어서 라고. 그 시절엔 그랬을 거라고- 운동은 접고 다른 일을 준비하던 사랑 받고 자라서 온화하고 온순한 성격에 훤칠한 키, 잘 생긴 외모의 소유자 YG씨,

또 한 친구는 고등학교 때 엄한 아버지를 피해 가출한 후 공장에서 일하다가 기계에 팔이 끼어 잘리는 바람에 몸도 마음도 상처를 입었던 까칠하고 성질 드러운(?), 상대적으로 형에 비해 사랑 받지 못하고 자란 WC씨.

여보도, 자녀 많은 부모님에게 있는 듯 없는 듯 관심과 사랑을 받지 못하고 자란 '한 까칠'한 성격의 소유자이다.

아마 집에서 사랑 받고 자랐던 YG씨가 집에서 사랑 받지 못하고 자란 두 친구를 달래며 다 받아줘서 이어 왔을 거라고 본다.


세 사람의 교집합은 아픈 청춘이었을까?!

서로 잘 이해하고 받아들이고 자기네 끼리 존중해 주며 지금까지 잘 지내고 있으니 얼마나 다행인지.


이번 모임엔 익산에 사는데 고창 시골 마을에 세컨 하우스로 집을 지은 YG씨네 집을 숙소로 정하고 내가 추천한 2000년 12월에 유네스코 세계 유산으로 지정된 '고창 고인돌 유적지'에 다녀오기로 했다.


창연하게 맑고 파란 겨울 하늘이 고인돌 숲 틈틈이 보여서 너무 이쁘고 인상적이다.

기온도 낮지 않고 바람도 거의 없어서 걸어 다니며 보기 좋았다. 계절이 계절이니 만큼 관광객도 많지 않아서 여유롭게 이런저런 살아온 얘기하며 걷기도 좋았다.

워낙 넓은 지역에 분포되어 있어서 전용 모로모로 관광열차?버스?를 타지 않으면 다 볼 수는 없지만 본 것만으로 충분하다.

역시 밖으로 나와 자연을 접하니 숨통이 트였다.

이런 게 쉬는 거지.

4, 5시만 되면 그렇게 피곤했었는데 많이 걸어도 피곤하지가 않다.


오랜만에 만났어도 어제 만난 것 같은 친근함이 느껴져서 더 애틋한 옛 친구들이 역시 좋은가 보다.

실컷 맑은 하늘 느끼고 나니 점심을 건너뛴 배가 꼬로록 꼬로록 요동친다.

고창 왔으니 장어와 복분자주를 먹어야 된단다.


수다쟁이 주인장을 힘들어 하며 장어와 주당들의 사랑, 복분자주를 맛나게 먹고 마트 들러 주전부리와 저들이 '좋아라'하는 알코올을 또 사 들고 들어오니 7:10, 이르다.


밭에 모닥불? 피우고 잠시 불멍? 아닌 사는 이야기 하다가 들어와서 한 상 차려 또 이야기 삼매경이다.

아~ 그칠 기미가 안보인다.

난 그만 자리를 비운다.


잠시 오늘을 다시 그리다 슬그머니 잠에 빠져든다.

언제 이렇게 쉽게 잠들었던 적이 있었나 싶게 따끈한 편벽나무 방에서 푸욱 꿈나라로 접어든다.


제대로 쉼을 얻은 오늘, 오랜만에 글수다에 또 감사다.


내일 보셈!!


장독대 옆에 실제 고인돌이 떡허니!!

움집 안 모습


박물관 관람

고인돌 아래 인골을 놓는 장례 문화의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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