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라도 쓰면 뭐가 될 것 같다는 마음으로

마지막 화

by 해무



브런치의 작가가 된 후 2025년 3월 22일 <카페 알바 n년차, 좋아하는 카페에 스카웃되다>라는 제목으로 첫 글을 업로드했다. 세이브를 잔뜩 쌓아놓고 자신만만하게 시작한 매주 화요일 연재는 세이브가 하나씩 줄어들수록 손끝을 물어뜯게 만들었다. 어떻게, 얼마나, 어떤 식으로 글을 쓸지 정해놓지 않았다. 어떻게든, 최대한, 매주 글을 올릴 수 있다면 그걸로 됐다고 생각하며 손가락을 움직였다.



가끔은 두터운 벽에 소용없이 속삭이는 기분이 들기도 했다. 뭐가 되지 않을 글을 쓰고 있다는 생각이 계속 드니 '이게 맞나?', '지금 글을 쓰는 게 맞는 걸까?'라는 생각이 싹이 텄던 때에, 근무하고 있는 카페에서 '혹시 해무님이신가요? 글 정말 잘 보고 있어요.'라고 말하는 손님이 등장했다. 그 말 한마디가 날 막고 있던 벽을 깼다. 내가 쓴 글이 누군가에게 정말로 닿고 있었구나, 혼자 풀어낸 경험이 언어가 되어 내 글을 읽는 '독자'가 생겼구나, 싶었다.



어떤 결과를 갖든, 내 경험이 글이라는 형태를 입어 누군가에게 닿았다는 것 자체에 의미를 두기로 했다. 글을 쓰고, 반응을 듣고, 또 쓰고, 또 반응을 듣는 과정에서 매주 포기하지 않는 힘을 얻었다.



그렇게 약 7개월의 시간 동안 30화의 글을 썼다. 뭐가 되지 않을 글이라도, 뭐가 될 것처럼 쓰길 좋아한다는 소개글처럼 내가 쓴 글은 1화, 2화라는 형태를 갖고 누군가의 눈과 마음에 도달했다. 이야기를 풀기에 아직 한참 부족하다는 생각을 하다가도, 이 정도면 충분히 쓰지 않았나라는 생각의 반복이었다. 더 쓸 수 있는 이야깃거리가 있었지만 이야기를 푸는 능력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개인적인 감상도 얻었다. 여러모로 얻은 게 많은 7개월의 항해다. 어딘가로 향하기 위해 글을 쓴 건 아니지만, 연재하는 동안 얻은 당근과 채찍은 잘 그러모아 또 다른 경험을 풀어낼 때 활용해야 할 것 같다.



그동안 글이 형태를 입고 닿은 분들에게 감사를 전한다. 뭐라도 되고 싶어 쓴 글은 아니지만 뭐가 되어 다행이다. 사람들 눈에 도달해 다행이다. 정말이지 조급하고 즐거운 경험이었다. 분명 또 쓰고 싶어질 것이다. 또 뭐라도 쌓아, 어딘가에 닿아보고 싶어질 것이다. 좋은 마무리를 짓고 싶어 고민하고 고민하다가 마지막 글을 적는다.


그동안 <카페 알바 n년차, 좋아하는 카페에 스카웃되다>를 아껴주셔서 감사합니다. 또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