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처음은 서툰 사랑에 대하여: ‘나는 솔로’ 성공 요인 분석
안녕하세요. 솔의 눈입니다.
오늘은 저의 2024 시민의 비평상 입선작 <“나의 이야기”에서 “우리의 이야기”로>를 가져와 보았는데요.
오랜 '나는 솔로' 애청자인 저의 경험을 담아 성공 요인과 그 사례에 대해 세심하게 분석해 보았습니다.
언급된 장면을 유튜브에 찾아보시면 더 재밌게 이 비평을 읽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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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솔로의 강점은 다큐멘터리라고 할 정도로 날것이라는 점이에요.”
2017년 첫 등장한 '하트시그널'은 2018년 시즌 2로 큰 성공을 거두며 연애 프로그램 붐을 일으켰다. 이는 기존에 볼 수 없었던 관찰형 예능과 일반인 출연자의 조합으로 많은 시청자의 관심을 이끌어냈다. 그러나 하트시그널 신드롬은 시즌 2를 끝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시즌 3에서는 출연진들의 학교 폭력 및 폭행 전과 논란이 터지면서 진정성 없는 출연자와 인위적 연출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더불어 카레이서, 변호사, 한의사 등 엄청난 스펙의 출연진들이 대거 등장하며 상대적 박탈감을 호소하기도 하였다. 이에 시청자들은 출연진들이 진실된 사랑을 찾기보다는 스타가 되기 위한 연기를 하고 있다는 여론을 형성했다.
이런 상황에서 리얼함을 강조한 '나는 솔로'가 등장했다. 과거 '짝'을 연출했던 남규홍 PD가 다시 연애 프로그램의 판에 뛰어든 것이다. '나는 솔로'는 뛰어난 스펙과 외모를 자랑하는 출연진들을 내세운 기존의 프로그램들과 달리 평범한 출연진들을 등장시켜 처음에는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는 평을 받았다. 하지만 현재 '나는 솔로'는 타깃 시청률 1위와 함께 많은 화제를 불러일으키며 굳건한 자리를 지키고 있다. '나는 솔로'의 성공은 인위적인 연애 프로그램에 지친 시청자들에게 신선함을 제공했고 더불어 다양한 사회적 분위기와 맞물려 이러한 성공이 가능했다. 이와 같은 상황을 바탕으로 필자는 '나는 솔로'의 성공 요인을 여러 시각에서 분석하고 비평하고자 한다.
“제작진은 전혀 개입하지 않아요. 저희는 대본 자체가 아예 없습니다. 너무 날 것 같은 건 추후에 농도를 조절하죠.”
연애 프로그램의 리얼함은 제작진의 개입 최소화에서 나온다. '하트시그널 4'는 이 부분에서 많은 비판을 받았다. 두 출연진이 데이트를 위해 만나는 장면에서 각도에 따라 손을 잡는 방식이 달라졌다는 점이 논란이 되었다. 이는 손을 잡는 장면을 여러 번 촬영했다는 것을 의미하며, 시청자들은 스태프의 개입에 불만을 표했다. 또한, 촬영 이후 편집 과정에서도 출연진의 감정선을 그대로 담아내기보다 드라마처럼 임의로 편집했다는 논란이 있었다. 특정 출연진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개해 시청자들이 전체적인 감정선을 이해하기 어려웠다는 점도 비판받았다.
반면, '나는 솔로'를 연출하는 남규홍 PD는 스태프 개입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일관성을 유지하고 있다. 출연진이 다대일 데이트를 피하기 위해 거짓된 선택을 하더라도 이를 그대로 진행하며, 스태프들은 출연진의 거짓된 선택으로 발생하는 나비효과를 카메라에 그저 묵묵히 담기만 한다. 그리고 출연진들이 자신의 선택을 후회하고 그 결과를 감내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러한 접근으로 인해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오히려 개입해 달라는 여론까지 형성되었다.
제작진의 개입이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진 사례도 있었다. 19기 모태 솔로 특집에서 여자 출연진이 마음과 다른 선택을 하자, 지난 18기 동안 지켜보기만 했던 제작진이 처음으로 개입해 진실된 선택을 하라고 권유했다. 출연진은 진솔한 선택을 했고, 그때 성사된 데이트가 결혼으로 이어졌다. 시청자들은 "착한 제작진 개입 인정합니다", "제작진 개입 처음으로 칭찬합니다" 등의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처럼 특수한 상황 이외의 개입을 최소화하는 PD의 프로그램 철학은 '리얼함'을 불러일으켜, 나는 솔로의 성공 요인 중 하나가 되었다.
'나는 솔로 사랑은 계속된다'는 '나는 솔로' 출연 이후의 삶을 담은 후속 프로그램으로, 현재 SBS Plus에서 방영 중이다. 이 프로그램은 '나는 솔로', '짝', '스트레인저' 등 남규홍 PD가 연출했던 프로그램 출연진들을 모아 제작되었다. 방송 포맷은 정해져 있지 않으며, 출연 이후의 근황을 알아보거나 새로운 출연진 조합으로 매칭해 주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기존의 연애 프로그램은 방영이 끝나면 시청자들이 공허함을 호소했다. 이는 방영 이후 커플이 된 출연진들이 비즈니스 형태의 만남과 친분을 유지하는 모습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해당 프로그램은 ‘나는 솔로’에서 인연을 맺은 커플들이 리얼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담는다. 단지 화목한 모습만을 보여주기 위해 만든 프로그램이 아니라, 남규홍 PD가 고집하는 "리얼함"에 맞게 다투는 모습, 가치관 충돌로 힘들어하는 모습도 보여준다. 한 예로, 나는 솔로 20기 정숙과 영호라는 두 출연진이 있다. 그들은 삼각관계 속에서 극적인 사랑을 이루었다. 하지만 영호는 아이를 낳지 않으면 결혼하지 않겠다고 주장한 반면, 정숙은 자녀 계획과 상관없이 결혼은 필요하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두 사람 사이에 가치관 충돌이 발생하는 장면이 방송되었다. 나는 솔로 민박에서 서로만을 바라보던 이들이 커플이 되어 현실로 나왔을 때, 결혼에 대한 상반된 가치관으로 충돌하는 모습을 여실히 보여준 것이다.
매주 '나는 솔로' 방송이 끝나면 바빠지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나는 솔로' 리뷰 유튜버들이다. 이들은 방송 내용을 요약하고 각 출연진을 분석하여 영상을 올린다. 기존에도 많은 예능 리뷰 유튜버들이 있었지만, '나는 솔로' 전용 리뷰 유튜버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에서 귀추가 주목될 만하다. 그들은 심리학적 지식으로 출연진의 성격을 분석하거나 패션, 관상까지 동원해 행동을 해석한다. 이러한 유튜버들은 '나는 솔로'의 흥행에 여러 방면으로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먼저, '나는 솔로'는 기수로 방영되기 때문에 같은 출연진 구성으로 4주에서 5주 동안 이어진다. 이에 따라 일부 시청자들은 중간에 놓치는 경우가 있는데, 대부분 리뷰 유튜버를 통해 놓친 흐름을 파악한다. 또한, 화제성이 높은 일부 기수에서는 평소 '나는 솔로'를 보지 않던 새로운 시청자들이 유입되는데, 이때 리뷰 유튜버의 영상을 통해 프로그램의 플롯을 쉽게 이해하게 된다.
두 번째로, 시청자가 리뷰 영상을 보고 참여하면서 프로그램에 더 몰입하게 된다. '나는 솔로'는 첫 주에 출연자들의 직업과 나이가 공개되지 않은 채 진행된다. 이에 많은 시청자들은 리뷰 유튜버 영상 댓글에서 직업과 나이를 추측하는 문화를 즐긴다. 이를 통해 방송이 끝난 후 쉽게 식을 수 있는 궁금증이 리뷰 유튜버들 덕분에 일주일 내내 증폭된다. 대부분 직업을 맞추지 못한 채 끝나지만 그럼에도 시청자들은 기수마다 함께 추측하며 다음 방송을 기다린다.
세 번째로, 리뷰 유튜버는 이전 기수의 출연자를 섭외해 지난 기수에 대한 관심을 이어간다. 현재는 출연 이후의 삶을 다룬 '나는 솔로 사랑은 계속된다'가 SBS Plus에서 방영되고 있지만, 리뷰 유튜버들은 해당 방송이 시작되기 전부터 전 출연자들의 방송 후기와 일상을 소개해 왔다. 시청자들은 이를 통해 이전 기수의 방영 본에도 관심을 가지게 되고 다시 찾아보게 돼 화제성이 식지 않도록 도와준다. 또한, 다른 연애 프로그램과 달리 방송 이후에도 사랑을 이어가거나 본업에 집중하는 출연진의 삶을 보여주며 프로그램의 진정성을 다시 한번 확인하게 만든다.
“사실적인 묘사, 현실적인 이야기를 펼쳐가고 있지 않나 싶어요. 시청자나 출연자의 감정에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가면서 공감과 이해를 끌어냈다고 생각합니다.”
이번에는 '나는 솔로'의 성공 요인을 사회적 흐름의 시각에서 분석해 보려 한다. 현재 대한민국에서는 '200충', '300충', '국평오'와 같이 평균에 있는 사람들을 비하하는 경향이 있다. 더불어 최고가 아니면 사랑과 행복을 누릴 자격이 없다는 인식이 만연해 있다. "하트시그널", "솔로 지옥"과 같은 연애 프로그램에서 완벽한 출연진을 통해 상대적 박탈감을 호소하는 젊은 세대들 또한 유사한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나는 솔로'는 외모와 스펙이 평범한 출연진들이 사랑을 찾아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시청자들은 출연진에게 자신을 대입하며, 평범한 출연진이 주인공이 되고 사랑을 쟁취해 나가는 모습을 통해 자신도 할 수 있다는 마음을 갖게 된다.
'나는 솔로'는 공통점을 가진 사람들을 한 기수에 모아 "전문직 특집", "고학력자 특집" 등의 기수를 방영한다. 하지만 이러한 특집에서도 PD의 철학은 유지된다. 출연진들은 처참하게 사랑에 실패하기도 하고, 그 실패를 딛고 일어나 사랑에 성공하는 과정을 그대로 보여준다. 요즘 젊은 세대들은 스펙이 좋은 사람들이 쉽게 사랑에 성공한다고 생각하지만, '나는 솔로'를 통해 모두 처음은 서툴다는 것을 깨닫고 위로를 받는다. 이러한 점에서 시청자들은 진실성을 느끼는 것 아닐까?
맺으며
현재 많은 사람이 혼자 사는 삶을 택하고 있다. 물론 이에는 다양한 경제적, 사회적 문제들이 있지만 위와 같은 완벽을 추구하는, 남에게 보이는 것을 중시하는 문화로 인해 쉽게 사랑에 도전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솔로'는 출연진 개개인 “나”의 사랑의 실패, 도전, 성공 등의 모습을 통해 “우리”의 삶의 모습을 되돌아보게 해 주고 모두가 처음에는 서툴 수 있다는 점을 일깨워 함께 성장해 나갈 수 있는 힘을 준다. 또한 사랑을 찾는 과정에서는 그 어떤 실패도 부끄러운 것이 아니며 그 과정에서 느끼는 감정이 모두 가치 있음을 보여준다. 사랑이란 완벽한 모습이 아닌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받아들이고 성장하는 과정이라는 것이라는 것이다. 이는 ‘나는 솔로’가 단순한 연애 프로그램을 넘어 우리의 삶 전반을 관통하는 “나의 이야기”에서 “우리의 이야기”로 나아가는 프로그램임을 다시 한번 시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