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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39]자동차 시트와 사람사이의 온도

시트와 사람 사이의 온도 – 협업이 품질이 되는 순간

by 낭만기술사

1. 길 위의 대화, 기술자에서 사람으로


1박 2일의 울산 출장길.

연구소 동료 두 명과 차를 타고 가며 나눈 대화는 업무가 아닌 ‘삶’이었다.

요즘 읽은 책 이야기, 가족 이야기, 그리고 일에 대한 각자의 철학.

그 대화 속에서 나는 문득 깨달았다.

“좋은 협업은 좋은 인간관계에서 시작된다.”

서로를 이해하는 온도가 맞춰질 때, 기술은 더 따뜻한 결과를 만들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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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자동차의 심장, ‘시트’라는 공간


이번 출장의 주제는 ‘시트’였다.

자동차에서 시트만큼 소비자와 가까운 부품은 없다.

등을 기대고, 하루의 피로를 맡기며,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자리.

그만큼 개발 과정에는 늘 수많은 변수가 따른다.

시트는 단순한 부품이 아니라 **‘사람의 하루를 품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시트 개발의 이야기는 밤을 새워도 부족하다.

한 번의 착좌감, 한 번의 진동, 한 번의 조립 편의성을 위해

수많은 사람들이 도면을 그리고, 수정하고, 다시 논의한다.

소비자는 완성된 품질만 보지만, 그 품질은

수십 번의 토론과 수백 번의 시행착오 위에 세워진 결과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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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밤을 지새운 토론, 열정이 품질이 되다


이번 과제의 핵심은 단순한 품질이 아니라 조립성 개선이었다.

현장의 작업자가 조금 더 수월하게 시트를 조립할 수 있도록,

설계, 품질, 생산, 협력사까지 모두가 머리를 맞댔다.


“이 각도로 가야 작업이 편하지 않을까?”

“그건 현장에서 손이 닿지 않아.”

이 짧은 대화 속에는 수년의 경험과 감각이 녹아 있었다.

그것은 기술의 언어이자, 신뢰의 언어였다.


그날 밤, 나는 확신했다.

품질은 혼자 만드는 것이 아니라, 함께 만들어가는 것이다.

열정은 혼자서 불타오르지만, 협업은 세상을 따뜻하게 덥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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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함께의 힘, 집단지성이 만드는 미래


문제 해결의 본질은 ‘정답’이 아니라 ‘과정’에 있다.

누군가의 아이디어가 또 다른 시도를 낳고,

그 시도가 결국 하나의 방향으로 모일 때 혁신은 일어난다.

이것이 바로 집단지성의 힘이며,

오늘날 기업과 조직이 지향해야 할 진짜 경쟁력이다.


혼자서는 아무리 유능해도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없다.

그러나 함께라면, 불가능조차 가능으로 바뀐다.

팀워크는 기술보다 깊은 힘을 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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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다시 길 위에서


복귀하는 길, 차 안은 조용했다.

하지만 그 침묵 속에는 서로에 대한 신뢰가 흘렀다.

오늘의 고민이 내일의 편안함이 되고,

오늘의 토론이 내일의 품질로 이어질 것을 우리는 알고 있었다.


자동차는 기술의 결정체이지만, 결국 사람의 마음으로 완성된다.

기술이 차를 움직이게 하지만,

사람이 그 차를 완성시킨다.


그리고 나는 오늘 또 하나의 교훈을 얻었다.


“협업은 부품을 조립하는 일이 아니라, 사람의 마음을 잇는 일이다.” -낭만기술사의 습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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