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진짜로 작가가 된다면 이런사람이 되고 싶다.
북 콘서트에서 내 마음이 조금 더 자라던 순간
오늘 나는 한 작가의 북 콘서트에 다녀왔다.
그의 강연을 듣는 건 두 번째였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두 번째 만남은 첫 번째보다 더 깊고, 더 따뜻하게 다가왔다.
책에서 만나던 문장들은 강연장의 공기 속에서 전혀 다른 표정이 되었다.
목소리라는 온기를 입고, 표정이라는 결을 더해
그 문장들은 마치 오래전부터 나를 기다려온 듯
조용히, 하지만 단단하게 내 마음을 두드렸다.
강연자는 오늘도 여러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그가 살아오며 건져 올린 경험들,
수없이 반복된 강연 속에서도 매번 새로운 스토리를 만들어내는 그의 태도.
나는 그 반복 속의 새로움에서 ‘설득’의 본질을 보았다.
말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마음을 바꾸는 사람이라는 것을.
나는 PM으로서, 누군가를 설득하는 일을 자주 한다.
그래서일까.
그의 문장 하나가 유난히 크게 울렸다.
“듣게 하고, 믿게 하고, 움직이게 하라.”
이 문장이 내 안에 오래 머물렀다.
설득이란 말의 기술이 아니라
마음을 움직이는 섬세한 손길 같은 것임을
오늘 다시 깊게 느꼈다.
질문 시간이 주어졌을 때 나는 묻지 않을 수 없었다.
“자동차 구매자를 어떻게 설득할 수 있을까요?”
그는 이렇게 답했다.
“운전하는 사람이 주행할 때 무엇을 느끼는지 먼저 이해하세요.”
단 하나의 문장이었지만,
내게는 오래 묵혀둔 고민의 결이 풀리는 느낌이었다.
고객의 마음을 알지 못하면
어떤 제품도, 어떤 이야기도 설득이 되지 않는다.
회사가 만들고 싶은 차가 아니라
고객이 자기 삶에 들이고 싶어 하는 차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
그것이 내가 오래 기억해야 할 PM의 태도임을 다시 깨달았다.
강연이 끝난 뒤, 짧지만 진심이 담긴 한 문장을 받았다.
“열정과 진정성, 그리고 배려를 잃지 마세요.”
그 말은 그 어떤 사인보다 깊었다.
마치 누군가가 손 위에 작은 조약돌 하나를 올려놓으며
“이건 너에게 꼭 필요한 거야”라고 말해주는 느낌이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나는 문득 생각했다.
언젠가 내가 작가가 된다면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을까?
딱 한 가지였다.
오늘 내가 만난 그 작가처럼,
삶을 대하는 태도 자체가 글이 되는 사람.
말보다 마음을 먼저 건네는 사람.
누군가의 하루를, 조금 더 따뜻하게 움직이게 하는 문장을 쓰는 사람.
오늘의 북 콘서트는 책보다 더 큰 책이었다.
그리고 그 시간 속에서
나는 아주 조용히, 아주 천천히
조금 더 자라는 나를 발견했다.
— 낭만기술사의 생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