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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yan Choi Apr 05. 2024

부를 부르는 50억 독서법

최성락 저 | 월요일의꿈

책 제목이 어그로가 심하긴 하다. 요즘 유행하는 책들처럼 '부', '50억' 등 자극적인 단어가 책 제목에 들어있다. 하지만 이 책의 실제 내용은 책 읽기의 가치에 대한 저자의 생각들이 담담하게 기록되어 있다.


내가 책을 읽는 것에 대해서, 어떤 형이 이렇게 이야기한 적이 있었다. "어차피 시간이 지나면 다 까먹는 데 뭐 하러 그렇게 책을 열심히 읽어?" 그 말을 들은 당시에는 '책의 가치에 대해 제대로 모르는 사람이구나' 정도로만 생각했고 뭐라고 대꾸해야 할지 몰라 답답했었다.


그런데 시간이 흘러 이 책을 보니 그때 내가 잘 답변하지 못했던 내용들이 이 책에 모조리 담겨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와 책이 우리에게 주는 가치에 대해 명쾌한 답을 주는 책이다.


저자의 이력은 특이하다. 서울대 국제경제학과 졸업 후 박사학위를 받고 교수를 하다가 자기계발서와 비트코인 관련 책을 읽고 비트코인을 구매했으며 이후 자산을 50억 원대로 불려 결국은 교수직을 내려놓고 현재는 파이어족이 되었다. 실제 이 사람의 이력을 알고 나면, 이 책의 내용에 더욱 흥미가 간다.


저자는 책 읽기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인터넷 검색과 책 읽기를 서로 비교하여 설명한다. 그리고 책 읽기는 단순히 지식을 얻기 위한 것이 아니라 인간의 사고방식을 바꾸는 행위라고 말한다.

(26p) "책의 진정한 가치는 알고 지나가자. 책은 자료와 정보를 얻기 위한 수단이 아니다. 그건 인터넷 검색이 더 효과적이다. 책은 감정을 주고 나아가 사고방식을 바꾸고 행동에 영향을 준다. 이는 인터넷 검색으로는 할 수 없는 일이다. 책을 꾸준히 읽으면 마음의 구조, 사고방식, 행동이 바뀐다."


또한 자기계발을 위한 도구로서의 책 읽기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34~35p) "자기를 변화시키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책 읽기다. 책을 꾸준히 읽으면 저절로 생각이 변한다.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변화가 일어난다. (중략) 변하고자 하는 사람에게는 다르다. 자기 자신을 업그레이드하려는 사람, 특히 몸이나 기술이 아닌 자기 내면을 성장시키고 싶은 사람에게는 책이 다른 어떤 것보다 효과적이다."
(41p) "하루에 한 가지씩 새로운 지식이나 경험을 쌓는 것은 자기계발에 효과적인 방법이다. 그리고 하루 한 가지씩 새로운 것을 하기 위한 가장 쉬운 방법은 책 읽기다."
(44p) "책 읽기는 마음을 변화시키는 훈련법이다. 책을 하루 1시간씩 1년 동안 읽으면 운동으로 몸이 달라지는 것만큼 마음과 생각, 사고방식이 달라진다."


책을 쓰기 위해서는 책을 읽어야 한다는 점도 강조한다.

(81p) "책 쓰기는 책 읽기에 비례한다. 책을 많이 읽으면 집필할 힘이 생긴다. 한 주제로 100권을 읽으면 책 1권을 쓸 수 있다. 책을 쓰고 싶다면 책을 읽어야 한다."


또한 본인이 논문을 많이 쓸 수 있었던 비결에 대해서도 아래와 같이 언급하고 있다.

(86p) "논문 주제를 잡으려고 할 때 가장 쉬운 방법은 인접한 다른 분야의 논문을 훑어보는 것이다. 기본 주제와 개념만 읽어도 도움이 된다. 나는 그런 방식으로 새로운 주제를 발견할 수 있었다. (중략) 논문을 꾸준히 쓰고 이를 바탕으로 프로젝트와 자문 활동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주변 분야의 논문집을 읽은 덕분이다."


책 읽기의 성과는 일신우일신 방식(점진적 이동)으로 나타날까 양자도약 방식으로 나타날까. 저자는 다음과 같이 확신하며 말한다. 책 읽기는 양자도약의 세계라고. 점진적으로 발전이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양자도약처럼 특정 순간이 지나면 다음 레벨로 이동하는 형태로 성장이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120p) "이 세상은 에너지 보전 법칙이 작용한다.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 다만 양자도약을 할 정도로 에너지가 쌓였느냐가 문제다. 책 읽기는 양자도약의 세계다. 효과가 없어 보여도 꾸준히 읽다 보면 달라진다."


저자는 책 많이 읽은 사람을 두려워한다. 그리고 책만 읽는 사람을 소위 '백면서생', 순진무구한 사람으로 바라보는 시각에 대해 반기를 든다. 책은 세상의 악하고 부정적인 측면을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매체임을 상기시키며 책을 많이 읽으면 순진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책이 무엇인지 모르는 순진한 생각이라는 것이다.

(122p) "나는 책을 많이 읽은 사람을 경계한다. 그가 좋은 사람일 수도 있지만 나쁜 사람일 수도 있으니 말이다. 그가 그냥 나쁜 사람이라면 나쁜 사람으로 끝나지만 책을 많이 읽은 나쁜 사람이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특히 조심해야 할 사람이다."


저자는 책을 읽으며 인상 깊은 내용은 밑줄을 쳐놓고, 괜찮다고 느껴지는 문구들은 타이핑하여 제본해놓는다고 한다. 무려 20년 넘게 이런 작업을 계속해왔고 이 작업은 책을 쓸 때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회고하고 있다. 귀찮은 작업 같아 보였지만, 이런 자료들이 잘 모여 있다면 여러모로 의미 있는 작업이 아닐까 생각해 보았다.

(150p) "1년에 500권을 읽지만 그게 모두 머리에 남아 있을 리 없다. 1년간 500권을 읽으면서 느꼈던 것 대부분을 이 1년 치 어구록을 읽으면 다시 기억해 낼 수 있다. (중략) 100권 이상의 책에서 발췌한 밑줄 부분을 정리하고 제본해 놓으면 다르다. 제본한 정리본만 읽어도 수백 가지 감정과 수십 가지 새로운 사실로 인해 자극을 받게 될 테니 말이다. 나만의 보물이 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책의 내용이 다 비슷하게 느껴질 때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이 책에서는 2가지 방법을 제안한다. 첫 번째 방법은 '더 깊어지는 것'이다. 모든 책이 다 비슷하다고 느껴진다면 더 높은 단계의 책을 읽으며 한 단계 도약해야 하는 시기를 준비해야 한다고 말한다. 번째 방법은 '넓어지는 것'이다. 책의 장점 하나는 자기 분야 다른 분야도 쉽게 접할 있다는 점이다. 한 분야에서 더 깊어지기 위해서는 여러 분야를 두루 아는 지식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221p) "책의 가치를 판단하는 객관적 조건으로 세 단계를 언급했다. 1단계는 학술논문과 학술서적, 2단계는 학술논문과 학술서적을 바탕으로 일반인이 쉽게 접근할 수 있게 쓴 책, 이 2단계를 바탕으로 더 간단하게 이해하기 쉽게 쓴 3단계 책."




나른한 주말에 쓱쓱 쉽게 읽어보기 좋은 책이다. 책 읽기의 의미에 대해 다시금 되새길 필요가 있는 사람들에게 읽기를 추천한다. '책만 읽는다고 무슨 변화가 생기나? 책만 읽는다고 삶이 달라질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읽고 해답을 찾아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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