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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yan Choi Apr 22. 2024

하나도 부럽지가 않아

근데 좋아하는 일을 한다는 그 사람은 부럽더라.

요즘 들어 가수 장기하의 <부럽지가 않어>라는 노래 가사가 특히나 마음에 와닿았다. 어떤 마음에서 이런 가사를 썼는지 이제 조금은 것도 같다.


너네 자랑하고 싶은 거 있으면
얼마든지 해
난 괜찮어
왜냐면 나는 부럽지가 않어
전혀 부럽지가 않어


주변에서도 하나둘씩 커리어로서 정점에 오른 사람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사업으로 크게 성공하거나 직장에서 임원에 오른 사람들이다. 코인, 부동산으로 꽤 많은 돈을 축적한 사람보인다.


20~30대에는 사람들의 그런 모습이 부러웠고,  역시그런 사람들을 좇으려 이런저런 노력을 해보며 조바심을 내곤 했었다. 하지만 이제는 그런 것들에 대해 별로 부러운 마음이 들지 않는다.


사업은 잘 될 때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다. 직장인은 퇴근 이후와 주말에 자유시간이 주어지지만 사업가는 인생 전체를 사업에 걸고, 직장인의 주 7일 근무 이상의 긴장도를 가진 채 생활한다.


물론 직장에서 임원으로 산다는 것도 보통 일은 아니다. 막중한 책임감과 압박, 불확실한 신분에 대한 고민, 회사 내외부 사람들과의 인간관계 스트레스, 과도한 업무 부담 등이 따르는 고된 일이다.


그래서 사업이 잘되어 큰돈을 벌고 있는 분들이나, 직장에서 승승장구하시는 분들을 만나보면 그들 나름의 고통이 존재했다. 그래서 각자가 느끼는, 그리고 내가 느끼는 그들의 장단점도 명확했다.


하지만 사실 남들의 삶에 부러움을 느끼지 않게 된 가장 큰 이유는 따로 있다.


이제는 남에게 시선을 두기 보다 나의 내면을 좀 더 찬찬히 들여다보면서, 내가 가진 장점과 단점, 미래에 대한 기대와 한계에 대해 명확히 알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아직도 완벽하지는 않지만, 나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지고 이를 수용하려는 마음을 가지다 보니 서서히 과의 비교에서 벗어나게 되었다. 오히려 남이 아닌 내 삶에 더 집중하고 충실하기 위해 노력하게 되었다.


내 한계치에 대해서도 이제는 받아들일 수밖에 없게 되었다. 나의 타고난 재능의 한계나 환경적 요인, 주어진 상황에 대해 인정하고 받아들이다 보니 내가 가지지 못한 것보다 가진 것에 좀 더 감사하게 되었다.


그래서 얼마 전부터는 나의 진정한 모습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서 서서히 내적 평화와 만족을 얻으려 노력하고 있던 중이었다. 남의 삶을 부러워하지 않고 자신의 삶에 집중할 수 있는 삶을 추구하는 중이었다.




이런 생각들계속해오던 어느 날, 회사에서 매월 진행하는 점심 세미나에 어떤 첼리스트  분이 강연자로 초대되었다. 그리고 나는  늘 하던 식이겠거니라고 생각하며 큰 기대 없이 참석했었다.


그리고 그 세미나에서, 본인은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어 너무 행복하다는 강연자의 그 말에, 그동안 탄탄하다고 생각했던 나의 내면의 둑이 그만 무너지고 말았다. 갑자기 그의 인생이 너무도 부러웠다.


어렸을 때부터 '음악'이라는 좋아하는 일을 찾아 첼로를 연주하며 행복하게 음악활동을 해왔고, 나 같은 사람에게까지 긍정적인 영향력을 미치는 강연까지 하고 있는 그 모두가 그랬다.


그 분이 마지막 부분에 언급했던, "주관적인 것을 객관화시킨다면 성공할 수 있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는데서 그치지 마세요. 내가 하는 것을 남들이 좋아하게 만드세요."라는 말은 특히 내게 울림이 컸다.


책이나 영상을 보면, 행복을 느끼기 위해서는 행복을 잘 느끼는 타고난 기질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그리고 그 기질이 중요하다는 것에 적극 동의한다.


굳이 따지자면, 나는 행복을 쉽게 느끼지 못하는 성격이다. 계속 무엇인가를 갈구하고 얻으려 하면서 나 자신을 들들 볶는다. 그래서 매일의 삶은 행복보다는 고통에 가깝다. 머릿속은 늘 복잡한 상태다.


세미나에 참석한 지 이제 몇 주가 지났지만, 얼굴에 행복한 미소를 , 내가 좋아하는 일을 평생 해왔고 지금도 하고 있어 너무 행복하다고 했던 그 첼리스트의 말이 아직도 계속 머릿속에 맴돈다.


이제 겨우 남들과의 비교에서 벗어나나 싶었더니, 아직도 여전히 내가 뭘 제일 원하고 좋아하는지에 대해서는 제대로 깨닫지 못한 것 같다. 


늘 무언가를 꾸준히 해왔지만 제대로 집중하는 삶이었는지에 대해서도 회의가 든다.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끊임없이 자문하며 꾸준히 나를 들여다보는 과정을 반복하는 일도 서서히 지쳐간다.


그래서 이제 정말 중요한 것은 '내가 이것을 행복으로 여기겠다는 마음가짐'이라는 생각이 든다. 


강연자로부터 받은 울림과 같은, 여러 작은 계기들을 소중히 되새기며, 다시 하루의 일상을 조심스럽게 내디뎌 본다. 남보다 나 자신에 집중하는 삶, 그리고 그 삶을 행복으로 가꾸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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