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은 클래식함이 그리워
내 어릴 적 보던 드라마에는 종종 남녀가 함께 걷다 앉을 일이 생길 때, 신사가 숙녀를 잠깐 멈춰 세우고는 손수건을 넓게 펼쳐 깔끔한 앉을 자리를 마련해주는 장면이 종종 나왔다.
되게 올드한 취향이겠지만, 난 그 준비된 정성과 배려가 정말 신사다워보여 좋아했다. 이젠 나다움이 강조되는 시대고, 파우치에 온갖 것을 품고 다니면서도 정작 손수건을 들고다니는 사람은 어디론가 다들 사라져버린 것 같다.
넘쳐나는 카페, 더 비싼 차, 온갖 고급스러움과 사치스러움 속에서도, 그깟 손수건을 꺼내 때로는 깔아주고 때로는 닦아주고 때로는 감싸주던 그 클래식한 배려의 실종이 때때로 퍽 아쉽다.
어쩐지 우리 시대의 역설이라는 시가 머리 속을 어지럽히는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