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당히 즐겁고 유쾌한 농담이거나
예전에 직장생활 할 때, 동성의 한 선배님은 말했다.
"리뇨쌤은 연애 할 거면 꼭 2년 이상 만나요. 첫 해 같이 근무할 때는 전혀 몰랐거든? 근데 같이 2년 근무해보니까 쌤의 매력이 보여. 쌤의 생각, 말투, 행동, 취향, 그 모든 게 너무 매력적이야. 첫 해는 잘 안 보였는데, 알수록 더 매력이 엄청나!"
그 말을 들은 난 떨떠름하게 말했다.
"갑자기요?"
칭찬을 해줘도 반응이 별로라고 한 소리 들었다. 흔한 반박이다. 이건 내 결함 중 하난데, 나는 칭찬을 꽤 듣고 살아온 편임에도 불구하고, 칭찬을 진지하게 들어본 적이 없다.
음.. 내게 있어 칭찬이라는 건, 뭐랄까.. 아주 유쾌한 농담 같은 거다. 상대를 즐겁게 만들려는 상냥한 시도. 근데 이제 와닿지는 않는. 모든 농담에는 약간의 진심이 묻어 있기 마련이라고 해도 그 베이스는 결국 과장이라고 생각한다.
어쩌면, 칭찬은 설득의 영역인지도 모른다. 타인의 긍정적인 시선에 나 역시 동의할 때 생기는 스스로에 대한 긍정. 나는 그게 없다.
그래서 오히려 나를 가장 깊게, 가장 오래 감명시켰던 말은 난 눈물도 웃음도 참질 못하는 사람이라 했다는 한 소년의 말.
내게는 도저히 보이지 않는 나의 장점을 찾아 칭찬하는 걸 듣는 건 내게는 어쩐지 생소하고 어색해.
나의 약점, 나의 약함, 나의 부족함을 보고 알면서도 감싸주는 다정함과 따뜻함만을 사랑할 뿐.
나의 싸늘함은 타인에게도 자주 상처를 입히지만 늘 냉해를 받고 동상을 입는 건 결국 나 스스로인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