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한 1막 시작
오랜 시간, 나는 평범하게 살아왔다. 결혼을 하고 아이들을 돌보며, 하루하루가 정신없이 흘러갔다. 직장에서는 맡은 일에 최선을 다했고, 집에서는 가족의 웃음을 지키려 애썼다. 특별할 것 없는 삶이지만, 그 안에는 나름의 자부심과 보람이 있었다.
그렇게 수십 년을 달려오다 보니 어느새 정년을 맞았다. ‘이제는 조금 쉬어도 되겠지.’ 문득 그렇게 생각했지만, 마음 한편이 허전했다. 나를 필요로 하던 일들이 줄어들자, 내가 사라지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그러나 그 공백은 곧 새로운 가능성으로 채워졌다.
제2의 인생이라기보다는 나를 위한 1막을 시작한 기분이다. 시간에 쫓기지 않고,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스스로 고른다. 요리를 하고, 글을 쓰고, 블로그에 이야기를 올린다.
이른 아침이면 부엌에서 달그락거리는 소리로 하루를 연다. 누군가에게는 소소한 일상이겠지만, 나에게는 매일이 새롭다. 글을 쓰며 지난 삶을 돌아보고, 새로운 하루를 그려본다. 맛있는 한 끼를 만들며 가족과 나를 위한 사랑을 나눈다.
이제 나는 ‘살기 위해 일하던 사람’에서 ‘즐기며 사는 사람’으로 변해가고 있다. 그 변화의 기록이, 이 글의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