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비 자산화의 함정과 회계 투명성
학창 시절, 성적표가 나오던 날을 기억하시나요? 부모님께 보여드리기 전, 빨간 줄이 그어진 점수를 보며 "이 숫자 하나만 고치면 칭찬받을 텐데..."라는 위험한 상상을 해본 적이 누구나 한 번쯤은 있을 겁니다.
기업을 운영하는 경영자에게도 그런 순간이 찾아옵니다. 회사는 위기인데, 재무제표라는 성적표를 조금만 '마사지'하면 투자도 받고 상장폐지도 면할 수 있을 것 같은 달콤한 유혹 말이죠.
오늘 이야기할 A사는 유무선 통신 장비를 제조하던 건실한 기업이었습니다. 하지만 3년 연속 적자라는 늪에 빠지자, 그들은 위험한 선택을 합니다. 바로 회사의 운명을 건 신사업, OLED 개발 비용을 이용한 '회계의 마술'이었습니다.
비용인가, 자산인가? 그 한 끗 차이
회계에서 돈을 쓰는 행위는 두 가지로 기록됩니다. 사라지는 돈인 '비용'과 미래를 위해 쌓이는 돈인 '자산'입니다. R&D(연구개발) 비용도 마찬가지입니다. 아직 성공이 불확실한 '연구단계'의 돈은 비용으로 털어버려야 합니다. 하지만 성공이 눈앞에 보이고 돈이 될 것이 확실한 '개발단계'의 돈은 자산(개발비)으로 인정해 줍니다.
A사는 비용으로 처리해야 할 막대한 지출을 모두 '자산'으로 둔갑시켰습니다. 덕분에 장부상으로는 적자가 흑자로 둔갑했고, 상장폐지 위기를 넘기는 듯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신기루였습니다.
투명성, 기업이 가질 수 있는 가장 큰 자산
K-IFRS(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는 개발비를 자산으로 인정받기 위해 엄격한 6가지 요건을 요구합니다. 기술적으로 실현 가능한지, 정말로 돈을 벌 수 있는지, 비용을 정확히 측정했는지 등을 묻습니다. A사는 이 기준을 무시했습니다. 실패한 수율, 회식비까지 포함된 엉성한 비용 처리는 결국 감사인과 금융당국의 눈을 피할 수 없었습니다.
스타트업이나 중소기업을 경영하다 보면 재무제표를 예쁘게 포장하고 싶은 유혹이 듭니다. 하지만 A사의 사례가 주는 교훈은 명확합니다.
"신뢰를 잃은 기업에게 미래는 없다."
개발비 자산화의 구체적인 요건과 연구단계 vs 개발단계의 상세한 차이, 그리고 A사가 놓쳤던 회계적 디테일이 궁금하시다면 아래 링크를 통해 확인해 보시길 바랍니다. 건강한 기업 경영을 위한 쓴소리이자, 꼭 필요한 처방전이 될 것입니다.
▼ [상세 분석] 개발비 인식 요건과 분식회계 사례 (네이버 블로그) https://m.blog.naver.com/s-valueup/2240978518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