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벌써 서른

by 디디

벌써 11월이 끝나고 어느새 12월이 다가오고 있다.

문득 스스로에게 '나는 그동안 잘 살아왔나?'라고 물어 보면 선뜻'그렇다고 말하기 어렵다

직장도, 가족도, 친구도, 그리고 나 자신조차... 어느 것 하나 '정말 소중히 대하고 열심히 가꿨어!'라고 할 만한 게 없는 듯하다.

항상 하고 싶은 건 많은데 애매하게 좋아하다 마는 나 쁜 습관 때문일까, 일이든 인간관계든 꾸준함이 부족하 다는 소리를 줄곧 들어왔다.


무기력이 극에 달하여 최근 몇 달 동안은 주말 내내 아 무것도 하지 않았던 것 같다. 온종일 의미 없는 숏폼영 상과 유튜브와 인터넷 방송, TV 방송을 틀어놓고 살았 던 것 같다.

그러다 아무 생각 없이 넘기던 숏폼 영상 중에서, 최근 청룡영화제의 뜨거운 화제였던 박정민 배우님 영상을 보게 됐다.

'왜 이제야 이런 사람을 제대로 알게 됐지?'싶을 정도로 그동안 몰라봤다는 게 아쉬웠고, 이 사람의 필모를 보 자 더욱 멋진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러니하게도 박정민 배우님을 평소 몰랐던 것은 아 니었다. 오히려 반대로 일상에 자주 보던 사람이었다.

그도 그럴게 침착맨 방송을 워낙 좋아하다 보니, 종종 영상에서 접할 기회가 왕왕 있었고, 그때는 그냥 아이 런 배우도 있구나~'정도로만 알고 지나갔었다.


침착맨 방송에 놀러 올 때도, 롤 방송에 참여할 때도, 배 도라지 MT에 등장할 때도 '배우가 시간이 이렇게 많나 ? 하고 의아했었지만,

그땐 침착맨에 더 집중해 있었어서 박정민 배우님에게 깊은 관심을 갖지는 못했다

그러다 이번 청룡에서의 화제성 있는 공연(화사님과의 호흡)을 계기로 매력에 푹 빠져 영상을 이것저것 찾아 보게 되었고, 조금 음침하지만(?) 소속사 사이트까지 들어가서 향후 개봉 일정까지 확인하는 수순에 이르렀 다.

개봉 일정을 보려다 필모이력을 보게 되었는데, 거의 매년 2~3편 이상의 작품에 출연하시는 것을 알게 되었 다. 영화뿐만 아니라 라디오, 드라마, 유튜브, 광고까지 꾸준히 소화해야 하는 일정이었다.

몸이 몇 개라도 모자랄 것 같은 스케줄인데, 그 바쁜 와 중에 인터넷 방송까지 참여하다니.. 가끔 방송 놀러 오 는 친근한 이미지였는데, 대단한 사람으로 인식이 바뀌 는 순간이었고, 자연스레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다.

필모를 보고 있으면 돈에 구애받지 않고, 자기 인생관이 단단한 사람이라고 느껴졌다.


서번트 증후군연기, 독립운동가, 감정에 서툴고 예민한 학생역할, 트랜스젠터 역할, 좀비물 대학생 역할, 타짜 등 재능으로 사람들에게 영감과 감동을 주고 계셨었다.

'자신의 일을 사랑하고, 거기에 완전히 몰입해 있으니 까 가능한 걸까?'

그런 생각이 스치면서 동시에 조금 씁쓸했다.

나는 내 일을 사랑하지 않아서 이런 열정을 내지 못하 는 걸까? 나도 저렇게 신뢰를 받고, 편안한 에너지를 주 고, "너라면 믿고 맡길 수 있겠다"는 말을 듣는 어른이 되고 싶은데...

솔직히 지금의 나는 그런 멋진 어른과는 거리가 멀다.

출근만 하면 벗어나고 싶고, 퇴근 후 삶이 특별히 의미 있는 것도 아니고, 자기 관리는 1년째 손 놓았고....

번아웃과 무기력 사이 어딘가에서 멈춰 있는 느낌만 든 다.

그런데 이렇게 영감을 주는 연예인이 생기니까

나도 좀 달라지고 싶다 라는 마음이 자연스럽게 생겼다

..

돌이켜보면 내가 '멋있다'고 느끼는 사람들은 결국 자 기 직업에 자부심을 갖고, 오래도록 흔들리지 않으며 전문가로 존재해 온 사람들이다. 예로 CEO, 스포츠 선 수, 배우, 가수 등이 있다. 이 모두 자기 일에 최선을 다 하고, 주변을 배려하며 성실하게 살아가기 때문에 롱런 하는 거다.

나도 조금 더 넓게 인생을 보고, 내가 좋아하는 일이 뭔 지 꾸준히 관심을 가지고 찾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 다. 조금씩이라도 행복에 가까워지기 위해 노력할 것이 다.

단순히 '멋있다'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내 삶의 태도까 지 바뀌게 해 준 배우님께 너무 감사드린다.

사실 청룡 영화제 숏폼에 일순 마음을 뺏긴 시청자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지만, 여기서 그치지 않고 이번 일을 계기로 모범적인 태도를 본받아 나도 유의미 한 결과를 내고 싶다.


앞으로는 무기력한 감정에 매몰되지 않고 좀 더 주변을 따뜻하게 보듬어주고, 스스로 단단한 내면을 갖추고 극복해 나가는 성장의 순간들을 써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