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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laire Sep 07. 2021

일방통행

일방통행 



말은 하는 것보다 듣는게 어려운것 같아.

몇시간이고 말을 하다 보면 내가 하는 말들이 물처럼 흘려져 사라지나 싶기도 하거든. 학생들에게 내가 3시간 동안 한 말들 중 의미있는 문장이 하나라도 있었을까? 나의 말들은 어디까지 닿았을까? 누군가의 마음 깊은곳까지 다다른 말도 있었으려나?


반대로 나는 누군가가 하는 말을 들으며 고개를 끄덕끄덕하지만 실은 내일 아침은 뭘 먹지 혹은 아 내가 치약을 사야되는데 이런 딴생각을 하기도 하지. 누구나 그럴것이라 위안해보지만 진하고 깊은 교감은 그렇게 해서는 절대 이루어지지 않아. 이를 알기에 깊어지기 싫어서 일부러 딴생각을 할때도 있지.


그렇지만, 그럼에도 말이야.

나는 말들이 흘려지지 않고 담겼으면 좋겠어.

나에게도 너에게도 차곡차곡 담아져서 언제고 꺼내볼  있고 들여다볼수 있게 그렇게. 그리고  말들이 언젠간  다른 누군가에게 전해지고 위안이되거나 영감이 되는 그런 . 생명력을 잃지 않고 그렇게 오랫동안 여행하는 말들을 상상해봤어. 사소하지만 거대한 단어들을 서로가 담고 담아 마음을 움직이고 사랑을 말하고 감동과 소통을 이뤄내는 그런 아름다운 그림을 말이야.


- 유정으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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