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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laire Sep 10. 2021

일방통행

또 싸움이 시작되었다.

일방적으로 나를 미워하는 싸움.

두통이 다시 살아나고 잠을 뒤척이는 밤을 마주하게 된 이유는 다른 누구도 그 무엇도 아닌 나에게 있다.


남으로 인한 자극은 남을 향한 원망과 분노로 시작하지만 결국에 그 끝은 나를 향한다. 왜 그런 상황이 만들어졌을까, 더 나은 반응을 내가 할 수는 없었나, 내가 온전히 달랐다면 어땠을까. 언제나 타격의 대상은 나다. 차라리 그 편이 마음이 편한 것도 이유가 된다. 게다가 수십 년간 익숙해져 버린 자기와의 독대는 모든 사고의 흐름의 종착지인지라 자연스럽기까지 하다. 이런 내가 아주 징글징글하다만, 그게 또 나다.


긴 터널을 뚫고 밝은 햇살이 비추는 영광으로 나아갈 때와 같이 언젠가 끝은 있다는 믿음으로 계속 일방통행을 이어간다. 내 속에 깊이깊이 들어가다 보면 끝이 있거나 뒤돌아 나오거나 둘 중 하나니까.


이번 싸움은 언제까지 이어질까.

밝은 빛으로 나아가려나 궂은비가 내리는 폭풍으로 들어서려나 아니면 그 길로 다시 돌아 나오려나.

나는 나와 화해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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