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를 그만두려고.

첫 글, 솔직한 내 심정을 까발리고 싶었다.

by 소소행복

나는 47세의 주부.

다정한 남편과 고등학생인 아들

그리고 강아지와 함께 지방 소도시에 살고 있다.


마흔이 되면서 일을 그만두고 주부로 지냈다.

정리되지 않았던 살림을 살피고

부동산, 주식투자를 시작했고

배우고 싶은 것들을 배우러 다니고.

가고 싶었던 곳들을 마음껏 다녔다.


물론 sns도 시작해서

블로그로 돈을 벌어보기도 했고.

유행하던 에어비앤비 창업도 해보고

주식투자로 쏠쏠한 수익을 챙기기도 했다.

(물론 지금은 마이너스 계좌이지만. ㅎㅎ)



예전에 한참 파이어족이 유행일 때가 있었다.

살림을 하면서 sns로 용돈도 벌고

조그만 사업으로 부수입도 얻으며

그렇게 조용히 지내고 싶었다.

인간관계에 너무 지쳐있는 탓이기도 했다.

그런데 그것도 7년이 지나

7살을 더 먹고 나니.

이 생활도 지쳐갔다.


사회생활이 거의 없으니

싫은 소리 듣지 않고 하지 않고 지냈고

스트레스가 없으니 천진난만? 하게 지냈다.

흔하게 걸리던 감기조차 걸리지 않았고.

살림의 '살'자도 모르던 내가 주부 9단이 되어 있었다.

또한 느긋해진 마음 덕분에 아이와 남편에게도 잘할 수 있었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 행복했던 내 일상은

루즈해진 루틴 덕분에

체중이 7kg나 불어났다..

(사회생활 할 때는 다이어트를 밥 먹듯 했었다.)

그리고 뭘 해도 재미있지가 않았다.

온라인으로 돈을 벌어도.

여행을 다녀도.

편하게 넷플릭스 시리즈를 봐도.

배우고 싶었던 취미활동을 해도.

친구를 만나도..

남이 보면

배가 불렀다고 해도.

나는 재미가 없었다.


그래서 일을 다시 해보려고

채용사이트를 뒤적여보니

대학만 달랑 나오고 경력 단절된 50이

다 된 여자는 대부분 단순노무, 사회복지사, 요양보호사등 돌봄 서비스 직종의 직업만이 수요가 있었다.


몇 년 전에 잠깐 집에서 프리랜서로 일해보았는데

집에서 일하는 것도 너무 답답했다.

활동적인 사람이라 그런지

가만히 앉아서 컴퓨터만 보는 일이

나에겐 너무 힘든 노동이었다.


쉬면서 자격증이라도 따면 좋았을 것을

다시는 일을 하지 않겠다는 그 다짐은

역시나 인생은 내 마음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내가 이제 나가서 일해보겠다고 하니

남편은 벌써 내가 스트레스받을까 봐

걱정인가 보다.

집에서 이렇게 지내는 것보다

일하는 것이 삶에 활력소가 될 것 같다는 말이

시간이 또 지나면 바뀔 것이라는 것을

그도 나도 잘 알고 있으니 말이다.


그래도 부딪혀야지.

길어진 평균수명에

언제까지 더 살지도 모르는데

무슨 일이든 시작해서

적응해 나가야 하지 않을까.


그래도 7년 동안 쉬면서

해보고 싶었던 일들은 많이 해봐서

아쉬움은 별로 없다.


오늘은 고용 24에 가입하고

내일 배움 카드를 신청했다.

올해 안으로 나는 직무를 위한 교육을 시작하든

일을 시작하든 세상 밖으로 나가기 위해

발버둥을 쳐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