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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후 경제바보의 투자 방법

by 라온재

은퇴 후 투자라는 주제는 참 많은 고민을 동반합니다. 가장 먼저 드는 걱정은 손실입니다. 이미 은퇴를 하고 나면 소득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투자에서 손실을 입으면 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사실 은퇴 이후 투자를 시작한다는 생각 자체가 부담스럽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은퇴후 부동산에 투자해 가격 상승을 기대 할 수 있지만 저는 부동산을 보는 눈도 없습니다. 결정적으로 현금화가 어렵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투자를 전혀 하지 않고 현금만 가지고 있는 것도 문제를 일으킵니다. 현금을 보유하면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화폐 가치가 점점 떨어지는 위험을 맞이하게 됩니다. 결국 은퇴 후에도 투자라는 선택은 피할 수 없는 과제입니다.


저는 평생 투자를 해본 경험이 거의 없는 사람이었기 때문에, 은퇴 이후 새로 시작하는 투자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그러면서 제가 세운 원칙은 매우 단순합니다. 첫 번째, 개별 주식에는 절대 투자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개별 주식은 가격 변동이 크고 분석과 판단이 필요한데, 그 정도 실력이나 자신감이 없기 때문에 저는 S&P500 같은 인덱스 펀드만 선택했습니다. 인덱스 펀드는 미국 전체 경제에 투자하는 것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개별 종목에 집착하지 않고, 시장 전체의 성장에 기대는 것이죠. 사실 저는 내 계좌에 어떤 주식이 얼마나 있는지 모릅니다. S&P 500 지수만 가끔 모니터링 합니다.


두 번째 원칙은 레버리지를 절대로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은행 대출이나 마진을 통한 투자처럼 빚을 내서 투자하면 수익이 커질 가능성도 있지만, 손실 위험은 훨씬 더 커집니다. 은퇴 후에는 안정성이 최우선이므로 현금만으로 투자합니다.


세 번째는 주식 인덱스 펀드에 투자한 돈은 단기간에 인출하지 않겠다는 원칙입니다. 주식 시장은 단기적으로 하락할 수 있습니다. 이때 돈을 인출하면 큰 손실을 입게 되므로, 시장이 내려갈 때는 절대로 손대지 않고 기다립니다. 반대로 주식이 상승했을 때 일부 인출해서 생활비로 사용하는 것은 상관없습니다.


이를 실천하기 위해 저는 현금 계좌, 예를 들어 머니마켓 계좌를 활용합니다. 여기에는 단기 생활비를 넣어두고, 필요하면 언제든지 현금으로 사용할 수 있게 합니다. 이 계좌는 주식 투자가 아니기 때문에 안정적인 수익률, 현재로서는 3.5%에서 4% 정도의 이자를 받을 수 있습니다. 얼마를 넣어두냐 하면, 제가 계산한 은퇴 후 생활비 기준으로 2년치 정도를 여기에 비축합니다. 이렇게 하면 주식 시장이 2년 동안 계속 하락해도 생활비 때문에 주식을 팔 필요가 없고, 마음을 놓고 투자를 이어갈 수 있습니다.


결국 제 투자 방법은 단순합니다. 인덱스 펀드만 투자하고, 레버리지를 쓰지 않으며, 생활비 2년치를 현금으로 확보해 단기 변동에 대비합니다. 이 세 가지 원칙을 지키면서 은퇴 후에도 비교적 안전하게 투자를 이어갈 수 있습니다. 투자 경험이 많지 않은 사람이더라도, 안정성과 장기적 관점을 중심으로 접근하면 무리하지 않고 은퇴 생활에 맞는 투자 전략을 설계할 수 있다라고 생각하고 실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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