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 6

마무리

by 디로

그런데 사회에 나와보니(?) 대화라는 것이 참 피곤하기만 하다(애초에 성립도 안된다).

어떤 놈들은 자기와 같은 편인지 파악하기 위해 의도가 빤히 보이는 역겨운 질문들을 시시각각 찔러 넣고는 한다. 당연히 내 견해를 궁금해하는 건 아니다. 심한 경우는 애초에 다른 의견을 밝히지 못하도록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들을 조롱하거나, 다른 의견을 내뱉는 것은 저열하고 저능하며 저질의 것이라는 분위기를 만들어 놓기도 한다.

반대의 경우는 오히려 이런 것들에 염증을 느껴 모든 종류의 대화를 차단하려고도 한다. 가능한 어느 쪽도 피로를 느끼지 않도록 최대한 무의미하고 가치 없는 주제들만 꺼내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가 공화국의 시민으로서 살아가노라면, 반드시 '담화'를 피할 수 없는 순간이 온다.

이번 계엄사태가 그랬다. 비상계엄령이 내려지는 순간 좋든 싫든 우리는 모두 하나의 공통된 대화 주제를 갖게 되었다. 결국 우리는 피할 수 없는 담론의 순간을 위해 '대화'하는 연습을 해야만 한다(계엄얘기는 나중에 풀겠음).


나는 내 별거 없고 볼품없는 글이 누군가 '대화'를 나누는데 작은 도움이 됐길 바란다.


'대화 시리즈'는 기본적으로 내 생각과 경험이 바탕이지만, 그 외에 <변호사 논증법>이라는 책의 내용을 일부 참고했다. 말은 참고라고 하지만 실제로 이 책을 읽은 건 9~10년 전이라서 기억은 잘 나지 않는다 ㅎ

그래도 제법 흥미롭게 읽었던 책이었으니 '대화'를 즐기고 싶은 자들에게 조심스레 추천해 보겠다. 책 추천을 겸해 이 책의 첫 문장이 기억에 남아있으니 읊조려보겠다(진짜 첫 문장인지는 모르고 내 주관적 기억임).


[대화란(논쟁이란) 엄연히 규칙(Rule)이 있는 스포츠]


그러니 대화를 할 때는 모두 이 '규칙'을 지켜야 하고, 결과에 '승복'할 줄 알아야 하며, 때로는 심판(판사)의 결정에 따라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대화' 이외에 다른 것으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해선 안된다.


(물론 모든 인간과 대화가 가능한 것은 아니다. 이는 어디까지나 합리적 인간을 전제로 하고 있다. 대화가 통하지 않는 상대에게는 회유나 협박, 위협 등이 더욱 효과적일 것이다. 단지 그런 방법보다 대화가 더 존중되는 세상을 바랄 뿐이다)


이제야 정말로 길고 길었던 대화 시리즈를 마무리할 때가 되었다


이 계정을 만들고 6편까지 진행한 건 이게 처음인 것 같은데..

그만큼 중요하게 생각하고(실제로도 중요하고) 언젠가는 꼭 다루고 싶었던 주제이기도 하다. 이 주제를 처음 생각한 게 2021 ~ 2022년 무렵이었으니 용기를 내는데 참 오래도 걸렸다.


배운 것도 없는 사람이 조심스레 손가락을 움직여 보았으니 다들 너그럽게, '자비'를 베풀어 보아 주셨길 바란다.


글은 말보다 피드백이 느리다.

바로바로 내 뜻을 전달할 수도 없고, 오해를 바로잡는데도 시간이 걸린다. 내가 유재석 같은 사람이었으면 1초 단위로 피드백이 왔겠지만 아쉽게도 그렇지 못하기에, 진심으로 관용과 배려, 자비의 마음을 다하여 봐주셨길, 간곡히,


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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