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시간은
삭제된다
벽에 걸린 시계도
눈을 감은 채 반복되는
커서의 점멸도
Ctrl+Z를 눌러도
복구되지 않는 감정이 있다
사라지는 건
순서가 없다
그날의 웃음이 먼저
그다음은 그날이 존재했다는 사실
그리곤 나
문장은 해체되고
문법은 버려진다
나는, 말하고 싶지 않다를
나는 말하고 싶다, 지 않다
싶다,말하고 싶다 나는
…을
시간은 다시 시작되지 않는다
재생은 없다, 오직 loop
불완전한 재현
불편한 기억
커서를 따라가다 보면
눈꺼풀 안쪽에
끓어오르는 잉크가 있다
삭제는 하나의 미학이다
삶은 자주 넘쳐 흘렀고
기억은 자주 흐려졌다
그 흔적도, 의미도
지워지지 않은 채
임시로 저장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