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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회복일지

《회복일지》먹고 싶지 않았다.

“입맛이 없던 게 아니라, 마음이 꺼져 있었다.”

by 해정

언제부터였을까?

2024년 10월 마지막주 였던 것 같다.

아무 것도 먹을 수가 없었다.

물 한모금 조차 먹고 싶지 않다.


억지로 숟가락을 들고 밥을 먹으면

그 후에 찾아오는 건 소화불량이었다.

항상 배를 움켜잡는 습관이 생겼다.


나는 정말 입맛이 없었던 걸까?

먹고나면 왜 몸이 아프게 느껴진걸까?


물 한모금 먹지 못했는데,

왜 눈물은 그 한모금 이상으로 흐르던 걸까?


그렇게 점점 체력은 약해졌고,

체중도 너무 빠르게 줄어갔다.

걸을 힘 조차 사라져갔다.


나는 걷고 싶었는데,

맛있는 음식을 너무 좋아했는데,

그 때의 나는 하염없이 눈물만을 흘렸고,

그 짭짤한 눈물로 허기를 채웠다.


난 정말 위험했다.

지금 이렇게 글을 써내려가고 있는 내가,

나의 글을 내 목소리로 읽어보려하는 내가,

나를 지키는 여행을 떠나기로 생각한 내가,

누군가에게 작은 위로 한 조각이 닿기를 바라는 내가,


이런 내가 존재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상담과 심리치료를 받으며 깨달았다.

나는 입맛이 없는 게 아니라는걸,

나의 마음의 불씨가 꺼져버렸기 때문이란걸,


내게 필요한 건 특별한 게 아니었다.

그저 “위로” 한 조각이었다.


이제는 그 “위로”의 한 조각을 작가 해정이 되어

누군가의 마음에 닿기를 바라고 있다.


나의 이 작은 마음과 노력이 닿기를,

누군가에겐 커다란 의미가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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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해정감정조각소” 채널에서

하루 한 조각, 들려주는 라디오를 시작했어요.

오늘은 <회복일지> 첫 번째 이야기를

저의 목소리로 담아냈습니다.

당신에게 “위로”가 되기를 바라며 전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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