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이 생긴 첫째의 마음일까?
이것은 절대 자랑글이 아닙니다.
그저, 브런치 알고리즘의 총애를 받다, 어느 날 갑자기 잊힌 한 작가의 서러운 투덜거림입니다.
한때는 저도 '알고리즘의 아이'였습니다.
'오늘의 작가'로 선정되고, '완독률 높은 브런치북'에 이름이 오르내리고, '요즘 뜨는 글' 순위에서 제 글을 발견하는 것은 짜릿한 기쁨이었습니다. 세상이 나를 알아봐 주는 것 같았고, 나의 글이 관심받고 있음에 기뻤습니다.
하지만 영원한 사랑은 없더군요.
어느 날부터인가, 아무리 새로고침을 해도 메인 화면에서 제 이름은 더 이상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 자리에는 새로운 작가들의 빛나는 글들이, 새로운 바람처럼 불어오고 있었습니다.
솔직히 말해, 서운했습니다.
새롭고 훌륭한 글들을 만나는 것은 기쁜 일이지만, 마치 동생이 태어난 뒤 부모님의 관심을 빼앗긴 첫째 아이처럼, 마음 한구석이 시큰거렸습니다. "이제 나는 더 이상 특별하지 않구나" 하는 생각에, 괜히 심술이 나기도 했습니다.
그 서러움의 끝에서, 저는 스스로에게 묻게 되었습니다.
"결국 작가는, 대중의 관심이 글을 쓰게 하는 원동력일까?"
아직 그 질문에 대한 명확한 답을 찾지는 못했습니다.
하지만 이 경험, 제게 한 가지 예상치 못한 선물을 주었습니다.
바로, 저의 글을 처음부터 끝까지 다시 읽어보게 된 것입니다.
알고리즘의 변심을 말하기 전에, 나는 과연 그들의 시간을 붙잡을 만큼 매력적인 글을 쓰고 있었던가.
처음으로, 저는 독자가 아닌 '평가자'의 눈으로 제 글을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깨달았습니다.
어쩌면 문제는 알고리즘이 아니라, 저의 '부족한 필력'이었을지도 모른다는 것을.
이 깨달음은 아팠지만, 동시에 저를 자유롭게 했습니다.
이제 저는 더 이상 외부의 관심에 목마르지 않습니다. 대신, 어제의 나보다 조금 더 나은 문장을 쓰기 위해, 조금 더 깊은 생각을 담아내기 위해, 오롯이 '나 자신'과 경쟁하기 시작했습니다.
어쩌면 작가에게 진짜 필요한 것은, 메인 화면의 화려한 스포트라이트가 아니라, 내 글의 부족함을 정직하게 마주할 용기. 그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음 문장을 써 내려가는 작은 성실함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오늘도 저는, 그 눈부신 작가들의 틈에서, 저의 부족함을 무기 삼아 다음 문장을 씁니다.
비록 알고리즘에게는 잊혔을지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