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드백 회의 후 마음의 잔상들
그런데도, 회의가 끝난 후엔 이상하게
마음 한구석이 욱신거릴 때가 있다.
“사용자 입장에서 생각해봤을 때…”
“이건 직관적이지 않아요.”
“디자인 말고 흐름이 중요한 거잖아요.”
그 말들이 틀렸다는 건 아니다.
그런데 진심 3일 동안 고민한 결과물이 단 세 마디 요약으로 가볍게 튕겨나갈 때,
말은 안 하지만, 감정은 확실히 남는다.
그날 회의에서 나는 지적당하지 않았다.
누구도 내 의견을 무시하지 않았다.
오히려 분위기도 좋았던 것 같다.
근데 왜 나는 퇴근길에 이어폰 꽂고,
‘작은 것들을 위한 시’ 사운드트랙 같은 걸 틀고 있었을까?
UX 디자이너의 감정은, 수치화되지 않는다.
우리는 ‘사용자 중심’이라는 말을 하루에도 수십 번 되뇐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사용자에 몰입할수록 디자인을 만든 내 감정은 점점 멀어지게 된다.
디자인은 언제나 “더 나아질 수 있는 무언가”라서
결코 완벽해질 수 없고,
피드백은 숙명처럼 따라다닌다.
그리고 그 피드백 앞에서 우리는 종종
“내가 부족한가?”, “왜 나만 이렇게 예민하지?”
하는 생각에 갇히게 된다.
감정을 감추는 디자이너,
사실은 감정의 언어를 제일 잘 아는 사람
UX 디자이너는 눈에 보이지 않는 긴장과 감정의 맥락을
정제된 화면 안에 담아내는 사람이다.
그런 사람에게 피드백은 그냥 "다시 수정해 주세요"가 아니다.
“내가 만들어낸 감정의 흐름이 어딘가 잘못됐다는 신호”처럼 느껴진다.
그래서 우리는 감정을 감추는 대신,
픽셀을 움직인다. 컴포넌트를 교체하고, 텍스트 길이를 줄이고,
때로는 아무 말 없이 버튼 하나를 오른쪽으로 옮긴다.
그런데 마음은 여전히 왼쪽으로 삐져나와 있다.
오늘의 툴킷 – 감정 잔상을 정리하는 3문장 루틴
오늘 회의에서 나를 건드린 한 마디는?
그 말을 감정과 분리해서 다시 해석하면 무슨 뜻일까?
그 감정은 나에게 어떤 힌트를 주고 있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