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르막 끝에 내리막이 있을까요
대학교 시절, 몇 년 동안 자전거로 등하교를 했던 적이 있습니다.
공학관은 캠퍼스 꼭대기에 있었고, 그곳까지 매일같이 오르막을 올라야 했습니다.
숨이 차고 다리가 후들거릴 정도로 길고 가파른 오르막이었습니다.
하지만 수업을 마치고 그 언덕을 자전거로 내려올 땐 온 세상이 달라 보였습니다.
시원한 바람이 얼굴을 스치고, 땀에 젖은 몸을 토닥이듯 안아주는 기분은 지금도 잊혀지지가 않습니다.
그때 알았습니다.
오르막이 있다면, 반드시 내리막도 있다는 걸..
우리의 삶도 그렇습니다.
오르막은 길고 지치지만 내리막은 짧고 시원합니다.
좋은 순간은 찰나처럼 지나가지만 힘든 시간은 유독 길고 무겁게 느껴집니다.
그렇지만 그 길고 긴 오르막을 끝까지 오르면 반드시 숨을 돌릴 수 있는 순간이 찾아옵니다.
그리고 그 중간, 평지 구간에서 속도를 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기도 합니다.
그건 오르막을 끝까지 견딘 사람에게만 주어지는 선물 같은 시간입니다.
힘든 시기는
'힘들어서 긴 게 아닙니다. 길어서 더 힘들게 느껴지는 것'입니다.
그 긴 시간을 지날 때, 우리는 스스로에게 묻게 됩니다.
'이건 언제 끝날까'
'매일이 어제와 똑같아.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아'
어떤 위로도 조언도 도무지 마음에 닿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땐 그저 묵묵히 한 걸음씩 오르는 수밖에 없습니다.
포기하지 않고 희망을 잃어서는 안 됩니다.
제 커리어에도 오르막 구간이 있었습니다.
몇 달간 새벽 퇴근과 주말 출근을 반복했고
어디로 도망칠 수도 끝낼 수도 없는 긴 싸움의 연속이었습니다.
그 상황에서 저는 단 하나만 생각했습니다.
"포기하지 말고, 할 수 있는 데까지 해보자"
지금 생각해 보면 몸보다는 마음이 더 지쳤던 시간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끝까지 버텼고, 결국 내리막은 찾아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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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대부분의 시간을 오르막에서 살아갑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내가 할 수 있는 만큼만 가면 됩니다.
조금만 더 그저 한걸음만 더 나아가면
언젠가는 분명 바람이 얼굴을 스치는 내리막길에 도착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