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 보면 그때는
정말 쓸데없다고 느꼈던 일들이 어느 날 내 삶을 바꿔놓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 시절엔 이유도 모르고 재미도 없고 심지어 손해 같기까지 했던 경험들입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그 모든 것들이 덧셈이 아니라 곱셈으로 돌아온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어릴 적, 저는 아버지의 권유로 한자를 배웠습니다.
하루에도 수십 자씩 외우며 머리를 쥐어뜯었던 기억과
그 당시 왜 이걸 해야 하나 싶었던 날들이 기억이 생생하게 납니다.
하지만 사회생활을 시작하며 여러 문서를 읽고 높은 사람들과 이야기하며
그 시절이 내 안의 어휘력과 통찰력을 조용히 키워주고 있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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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시절, 저는 항공기 기체정비병이었습니다.
항공기 아래서 기름 범벅이 되어 일하던 시간들, 당시엔 ‘이걸 어디에 써먹지’ 싶었습니다.
기술직으로 일할 계획도 없었고, 그 경험이 사회에선 아무짝에도 쓸모없을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고장 난 가전제품을 척척 고치고, 아이 책상도 직접 조립하는
우리 집의 엔지니어가 되어 있었습니다.
당시 쓸데없다고 생각했던 일들이
나도 모르게 내 삶을 더 단단하게 만들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지금 당신이 겪고 있는 오늘도 마찬가지입니다.
의미 없어 보이는 하루, 효율 없는 일상, 아무 보상 없는 수고.
그 모든 것들이 언제 곱셈의 씨앗일지 모릅니다.
보이지 않게 자라나다가, 어느 날 불쑥 당신을 끌어올릴 것입니다.
덧셈이 아닌 곱셈.
그 차이가 우리를 조금 더 깊은 사람으로 만들어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