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흔히 “위기 속에 기회가 있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하지만 내 경험상, 위기와 기회는 꼭 동시에 오지 않는다.
오히려 위기는 예고 없이 훅 들어왔고,
기회는 생각보다 한참을 기다려야 겨우 찾아오곤 했다.
위기에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예상할 수 있는 위기, 다른 하나는 예상조차 할 수 없는 위기이다.
예상 가능한 위기는 준비라도 할 수 있지만,
예측 불가능한 위기는 준비할 틈도 없이 우리를 덮친다.
그래서 미래를 준비할 때는
‘어떤 일이 일어날까’를 맞히는 것보다
‘어떻게, 얼마나 빨리’ 변화할지를 읽는 게 더 중요하다.
우리는 종종 이렇게 착각한다.
좋은 일은 빨리 오고, 나쁜 일은 천천히 올 거라고.
하지만 실제는 반대인 경우가 더 많다.
위기는 늘 우리가 예상한 것보다 더 빠르고,
기회는 우리가 기대한 것보다 더 느리게 온다.
이 사실을 인정하는 순간,
비로소 현실적인 준비를 시작할 수 있다.
“준비된 자만이 기회를 얻는다.” 물론 맞는 말이지만,
삶의 순서를 따져보면 이 말이 더 현실에 가깝습니다.
“준비된 자만이 위기를 견딜 수 있다. 기회는 그 이후에 찾아온다.”
기회는 준비되어 있어도 기다려야 하고,
위기는 준비가 안 되어 있으면 감당조차 어려운 상황이 생긴다.
결국 ‘준비’는 기회보다 위기를 버티기 위한 도구일 때가 더 많은 것이다.
변화의 시작은 늘 예상보다 빠르고, 변화의 완성은 늘 예상보다 늦다.
그래서 우리는 한 발 앞서 준비하고,
두 발 뒤로 물러서 기다릴 줄 아는 그런 태도가 필요하다.
기회가 늦게 오는 건 불운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흐름이고,
위기가 빠르게 오는 것도 결코 이상한 일이 아니다.
이 당연한 진리를 받아들일 수 있다면,
우리는 어떤 변화 앞에서도 조금은 덜 흔들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