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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 부자 이모

배우는 재미 찾기

by 뽀시락 쿠크

지난주 이모를 오랜만에 만났다.

이모는 나처럼 배우는 것을 좋아한다. 요즘엔 줌바 댄스에 푹 빠져 있다. 시골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작은 공연을 하기로 했다며 열심히 연습하는 모습이 귀엽다. 이모의 목표는 맨 앞줄에 서는 것이란다.

꽤나 몸치였던 이모의 몸짓이 제법 부드러워졌다. 약간 삐걱거리기는 하지만, 그래도 그 모습을 보니 문득 생각이 들었다. '무엇이든 연습하면 되는구나.'

이모의 또 다른 취미는 그림 그리기다. 예쁜 꽃을 그림으로 그리고 채색한다. 연필, 색연필, 물감이 방 한편에 가득 차 있다. 단순히 TV나 유튜브를 보는 것보다 다양한 취미로 시간을 채워가며 행복해하는 모습이 보기 좋다.


생각해 보니, 사회생활을 막 시작했을 때 이모는 나에게 이렇게 말했었다.

"취미생활로 이것저것 배워봐. 배우는 재미도 있고, 시간이 지나면 할 수 있는 게 쌓여가는 게 좋아."

그때 그 말이 참 마음에 와닿았다. 한창 취미생활로 해보고 싶은 게 많았던 나는 여러 가지 운동, 그림, 악기 등 다양한 취미를 맛보았다. 들어보지 못했던 새로운 장르의 취미를 발견할 때면 당장이라도 배워보고 싶어 설렜다.


그런데 요즘은 바쁘다는 핑계로 퇴근 후엔 집에서 쉬기 바쁘다. 그나마 브런치 글쓰기가 나의 요즘 취미다. 무언가를 배우기 위해 수업을 듣거나 하는 활동은 꽤 오래되었다. 그런 시간들이 또 다른 활력이 될 텐데.


이모를 보며 깨달았다. 배움에는 나이도, 때도 없다는 것을. 이모는 여전히 새로운 것을 배우며 설레고, 연습하며 조금씩 나아지고, 그 과정을 즐기고 있었다. 하고 싶은 것을 다 해보면서 소소한 성장에서 행복감을 느낀다.


요즘의 나는 무엇을 배우고 싶을까? 무엇을 해보고 싶을까?

바쁘다는 핑계로 미뤄뒀던 그 설렘을, 다시 꺼내볼 때가 된 것 같다. 이모가 예전에 내게 해줬던 그 조언을, 이제는 내가 나 자신에게 다시 건네본다.

끌리는 새로운 취미를 찾아봐야겠다. 그리고 이모처럼, 조금 삐걱거려도 괜찮으니 즐겁게 연습하는 시간을 만들어야겠다.

할 수 있는 게 하나씩 쌓여가는 그 기쁨을, 다시 느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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