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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일요일 레시피

요리가 주는 작은 행복

by 뽀시락 쿠크

거실로 따뜻한 햇빛이 드리운다.

일요일 점심, 경쾌한 음악을 배경으로 냉장고 문을 연다. 평일엔 집밥을 잘해 먹지 못하니, 주말만큼은 제대로 요리해 보자는 마음으로. 냉장고 안쪽에 오래 자리하고 있던 신김치가 눈에 들어왔다.


"오늘은 김치볶음밥이다!"

김치볶음밥은 내가 처음 요리에 재미를 붙이게 해 준 요리다. 양파와 햄을 간단히 볶고, 잘게 썬 김치를 넣어 볶아주면 그만이다. 설탕과 진간장을 조금 뿌려 간을 맞추고 밥을 넣으면 완성. 요리를 못한다고 생각했던 내게 "나도 할 수 있구나!"라는 자신감을 처음 준 음식이다.


생각해 보면 김치볶음밥은 밖에서 사 먹을 일이 거의 없다. 거의 집에서만 만들어 먹는, 집의 맛이다. 햇빛이 들어오는 주방에서 노래를 들으며 여유롭게 요리하는 그 순간이 참 잔잔하고 행복하다.

남편은 양파와 햄을 썰고 볶고, 나는 김치를 꺼내 미리 설탕과 간장으로 간을 맞춘다. 환상의 호흡이다. 간만의 요리에 마음의 여유가 느껴진다.


사람들이 요리를 왜 좋아하는지 이제 알 것 같다.

요리도 여유가 있어야 하게 되는 것 같다. 그 여유를 즐기면서 누군가를 위한 맛있는 음식을 만든다는 것. 그 과정 자체가 행복감을 준다.


사실 한동안은 그럴 여유가 없었다. 배달음식과 과자, 빵으로 끼니를 대충 때웠다. 저녁 시간은 늦어지고, 식사 후 2시간도 지나지 않아 잠자리에 들곤 했다. 집에서 만든 음식, 건강한 재료는 꽤 멀리한 듯하다.

주말만이라도 여유를 갖고 조금 더 자주 요리하고, 건강한 음식을 의식적으로 먹어야겠다. 군것질과 배달음식도 줄여야지.


김이 모락모락 나는 김치볶음밥에 계란프라이를 올린다. 햇빛이 들어오는 식탁에 앉아, 남편과 함께 첫 숟가락을 뜬다.

"너무 맛있다!"


햇살, 음악, 맛있는 음식과 남편. 힐링되는 주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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