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직업탐색
딩동, Ding-dong!
마음속에서 작은 메시지 소리가 울린다.
본능적이고, 직감적인 어떤 신호다.
수능이 끝난 직후, 몰려오는 해방감이 미진이를 산뜻하게 만들었다.
물 흐르듯 마음이 편안하게 흘러가는 이 리듬.
그 속에서 미진이는 오래전부터 자신을 부르는 듯한 한 분야를 떠올렸다.
물 만난 물고기가 물속에서 유유히 헤엄치듯,
인생이라는 바다에서 가장 즐겁게 유영할 수 있는 직업.
미진이는 그것이 청소년 상담가라고 믿었다.
본능적 끌림이 가리키던 방향.
미진이가 이 길에 끌린 이유는 분명했다.
1. 사람을 genuinely 좋아하고
2. 표정·기척·분위기를 잘 읽어 공감을 끌어내며
3. 말보다 듣기에 강점이 있고
4. 작은 감정 변화와 흐름을 세심하게 관찰하고
5. 사람에 대한 탐구를 꾸준히 하며
6. 자기 이해력이 높아 흔들림이 적었다.
무엇보다, 이 모든 과정이 ‘대단하다’고 느껴지고… 재밌었다.
그래서 오랜 숙고 끝에 진로를 정했다.
상담심리 전공 → 자격 취득 → 대학원 → 수련 → 현장 경험 → 전문 분야 확립 → 고급 전문가.
이것이 미진이가 스스로에게 그린 삶의 루트였다.
30대의 미진이.
그리고 30대가 된 지금, 미진이는 열정과 패기로 수많은 내담자를 만났다.
사례를 기록하고 분석하며 꾸준히 수련했고,
경력이 쌓일수록 찾는 사람도 늘고, 상담의 깊이도 함께 깊어졌다.
그렇게 미진이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성공을 만들었다.
여기서 드는 근본적인 질문.
그런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우리는 본능적으로 자신의 능력에 맞는 직업을 잘 찾는 걸까?
어떤 사람은 남을 도울 때 기분이 좋아지고,
어떤 사람은 분석할 때 마음이 안정되고,
또 누군가는 만들고 창작할 때 시간 가는 줄 모른다.
그렇다면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직업을 고르면 되는 것 아닐까?
사실, 우리는 본능적으로
‘내가 편한 활동 영역’을 어느 정도 구분할 수 있다.
“나는 사람 만나는 게 좋아.”
“분석이 재밌어.”
“창작할 때 몰입돼.”
하지만, 직업 탐구의 여정이 오래 걸리는 이유는 단순하지 않아서다.
직업은 너무나 복잡하기 때문이다.
성향이 맞아도, 현실과 경험이 따라오지 않으면 오래가기 어렵다.
좋은 직업 선택은 네 가지가 맞아떨어질 때 완성된다
결국 지속 가능한 직업은 이 네 가지의 조합에서 나온다.
1. 본능·기질적으로 자연스럽게 잘되는 활동 찾기
2. 실제로 해보며 에너지 소모가 어떤지 경험하기
3. 수입, 시장, 성장 가능성 같은 현실적 요소 고려하기
4. 내가 되고 싶은 사람의 모습과 맞는지 확인하기
미진이에게는 이 네 가지가 잘 맞아떨어졌다.
그래서 오래갈 수 있었고, 결국 전문성으로 이어졌다.
니체는 이렇게 말했다.
“너를 깨우는 힘을 따를 때, 그 길이 곧 너의 소명이다.”
직업 탐구의 순간을 살아가는 누군가에게.
오늘 수능을 마친 학생들의 얼굴을 떠올리면,
수많은 고민이 교차하는 그 복잡한 마음이 느껴진다.
어쩌면 지금 누군가는, 조용히 제2의 직업 탐구의 문을 두드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부디 그 문 너머에서,
자신을 깨우는 ‘그 힘’을 천천히, 그리고 단단하게 발견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