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수명록 Jun 22. 2023

19호실

언제부터였을까. 엄마가 이상하다고 느낀 건 성인이 되고 한참 후였다. 일상적으로 여겼던 터라 알아차리지 못한 건지 아니면 내가 이제는 건강해진 건지 알 수 없었다.

엄마가 거짓말을 한다. 트루먼쇼인가 싶을 정도로 눈에 훤히 보이는 그의 모양이 애처롭기까지 하다. 그의 눈에는 내가 그저 아버지의 딸로 보이는가 생각한다.

오랜 폭력과 학대에 길들여진 것은 시간이 아무리 지나도 제 모양을 찾기가 어렵다. 변형되고 틀어진 모양이 제 자리를 잡고 원래 그런 것 인양 있다. 누구도 무어라 할 수도 하지도 않는다.

그러나 그는 자해한다. 그에게는 나름의 19호실이 있다. 종교는 그의 신이고 전부이고 위로다. 그는 19호실에서 외부와는 철저히 고립된 채로 죽기를 기다린다.

매거진의 이전글 고통의 의미 17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