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직장인이 이직하는 이유
브런치에 매일 같이 연재를 하시는 분들을 존경한다. 네이버 블로그에 더해 브런치에 뛰어들때 그 분들 정도의 각오까지는 하지 못했다. 한 달 만에 글을 쓰게 됐는데 요새 거진 투잡 모드이기 때문에 그렇다.
투잡이 된 사연
낮에는 회사에서 일하고 저녁엔 이직을 준비를 하고 있다. 지원할 회사들을 찾고, CV를 고치고, 인터뷰 준비를 하느라 일주일에 두세번은 랩탑앞에 16-17시간 씩 앉아있는 요즘이다. 진짜 투잡을 하는 분들에게는 배부른 얘기로 들릴 수 도 있겠다.
3년 전에 비하면 잡마켓은 기술적으로 쉬워졌지만 환경적으로는 더 어려워진 걸 체감 중이다. AI기술 덕분에 챗GPT에 지원할 포지션의 JD와 내 CV를 올리면 순식간에 커스터마이징 된 CV를 만들 수 있어 지원에 소요되는 시간은 훨씬 줄었지만, 많은 사람들이 과거보다 더 많이 지원해도 인터뷰 기회를 얻는건 훨씬 어려워졌다는 얘기를 한다. 그래도 멈출수는 없다.
Born to be a Late Bloomer
돌이켜보면 나는 좀 태생적으로 모든게 더뎠다. 취직도 늦게하고, 연애도 늦게하고, 유학도 30대가 되어 왔으니 이것도 늦었다. 내가 많이 바뀌게 된건 프랑스에 맞은 6년의 생활이었다. 해외 생활은 정말 모든 걸 자기 힘으로 해내는 삶이고, 으레 징징대며 기댈 곳도 없으니 한국에서 더뎠던 어른으로의 성장 속도를 뒤늦게 따라잡았다.
그 중 최근 3년은 더 빠르게 내면적으로나 커리어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 만명이 넘는 회사지만 글로벌 CEO나 VP레벨 앞에 서서 매니저로서 나를 드러낼 기회는 1년 차부터 있었다. 그 모든 시간을 내가 능숙하고 늘 멋지게 해낸 것은 아니었다. 20%정도의 순간을 양치기로 140%씩 해가며 근근히 인정 받아 환장의 영어X발표불안으로 만들어낸 80%의 흑역사들을 방어해 왔다. 사각지대에 있는 일이나 처음하는 프로젝트는 내가 하겠다고 손을 들었고, 출장 중엔 시차도 무시하고 새벽 두시 미팅에도 빠지지 않았다. 물론 20%에 대한 얘기다.
최근으로 올수록 성장에 가속도가 붙는 걸 느꼈고, 이제는 이 회사를 떠날 때가 아닐까란 생각이 점점 더 잦아지는 걸 느끼면서 이직을 행동으로 옮기게 됐다. 일시적 과정임을 알지만 고통스럽다.
해외에서 꽃을 피우려면
먼저, 한국을 떠나 꽃 피우고 싶은 나라로 떠나면 된다. 민들레 홀씨도 자기가 태어난 땅에서 멀리 날아가 꽃을 피우듯이, 나와 비슷한 생각이 있는 분이라면 누구든 그 때가 적기다. 그다음은, 늦게 피워도 괜찮으니 멈추지 말고 성장해 나가는 것이다. 비록 고통스럽게 느껴지는 순간이 있어도, 기꺼이 밀고 나가는 것. 이게 Late Bloomer인 내가 터득한 방법이다.